지난달 24일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의 모습. /사진=뉴스1


"성과급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가져가기 위해 고민이 필요했다"

SK하이닉스 경영진은 임금·단체협약(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 이후 열린 첫 전사 소통 자리에서 성과급 지급 방식을 바꾼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회사의 성과급 보상 체계가 외부 사회와 시장 눈높이에서 당위성을 확보할 때 구성원의 자부심과 결실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날 경기 성남시 분당캠퍼스에서 최고경영자(CEO)와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내 전 사업장에 생중계되는 사내 소통 행사 '함께하는 더(THE) 소통'을 개최했다.

지난달 25일 노사 간 잠정합의안 투표가 부결된 후 처음으로 열린 소통 행사였다. 기술 사무직과 생산직 노조 투표가 엇갈린 상황에서 회사는 보상 개편안이 지닌 본질적 취지와 당위성을 구성원들에게 직접 설명했다.

이번 잠정합의안은 영업이익의 10%를 초과이익분배금(PS) 재원으로 활용하는 기존 틀을 유지하되 임금을 6.3% 올리고 글로벌 테크 기업들의 보상 스탠다드에 맞춰 PS의 40%는 현금으로, 나머지 60%는 자사주로 지급하는 게 핵심이다.



SK하이닉스 경영진은 행사를 통해 성과급 일부 주식 지급 방안 등 보상 제도 개편 배경을 상세히 설명했다. 내부 권리 확보와 보상 규모에만 집중하는 단편적 시각을 넘어 사회와 시장의 다양한 질문에 당당히 답할 수 있는 구조적 기틀을 갖춰야 한다는 게 골자다.

회사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 내 위상이 높아지면서 성과급 규모와 지급 방식에 대한 대내외적 관심도 커졌다고 봤다. 외부 이해관계자와 시장 평가에 성숙하게 응답하지 못하면 구성원의 정당한 성과와 보상마저 평가절하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제도 개편 설명을 맡은 진보건 기업문화 담당 부문장은 "가장 큰 이해관계자인 주주와 구성원의 이해관계가 맞닿아 있음을 고려해 주식 지급을 고민했다"며 "우리 구성원의 성과와 보상이 사회에서 당당하게 인정받을 수 있도록 회사는 구성원을 보호하고 불이익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 부문장은 협상 과정에서 보여준 노조의 결단에도 감사를 표했다. 영업이익 10% PS 기준과 사회적 시선, 기업의 장기 성장 동력을 모두 충족한 보상 모델을 만드는 일은 노사 모두에게 쉽지 않은 과제였다는 설명이다.

소통을 마무리하며 곽노정 SK하이닉스 CEO는 "지난해 큰 틀에서 합의를 이끌어냈고 세세한 부분을 구성원과 함께 고민하겠다"며 "같이 더 좋은 미래를 만들고 지속 가능한 회사를 만들어가는 과정인 만큼 회사와 구성원이 함께 프라이드를 가지고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노사는 성과급 지급 방식을 놓고 다시 협상에 나설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 사무직의 찬성과 생산직의 근소한 차 부결이라는 진통을 통과한 상태"라며 "노사가 당면한 사회적 질문들에 어떠한 해법을 도출해낼지 관심이 쏠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