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10월 형사소송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법조계에서 수사 초기 단계의 증거 확보와 분석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를 하는 대신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구조로 바뀌고 고소·고발 사건의 처리 기간도 정해지면서 초기 대응의 비중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7월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오는 10월2일부터 시행된다. 개정안은 검사의 직접수사권과 직접 보완수사권을 폐지하고 추가 수사가 필요할 경우 사법경찰관에게 보완수사를 요구하도록 했다. 같은 날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출범하면서 사건 수사는 경찰과 중수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이 맡는다.
고소·고발 사건의 처리 기간도 구체적으로 정해졌다. 경찰은 고소·고발을 수리한 날부터 3개월 안에 수사를 마치고 송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사건을 송치·송부받은 검사도 3개월 안에 기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보완수사를 요구받은 경찰은 원칙적으로 1개월 안에 이를 마쳐야 하며 필요하면 한 차례에 한해 1개월 범위에서 연장할 수 있다.
보완수사 요구 자체는 이미 늘어나는 추세다. 경찰청 자료를 보면 검찰의 경찰 보완수사 요구는 지난해 11만623건으로 역대 최대였다. 올해 상반기에도 6만5913건을 기록했다.
법조계에서는 이 같은 변화로 사건 초기 증거 확보와 디지털포렌식 역량의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사건 관련 자료가 이메일과 메신저, 클라우드 등 디지털 형태로 축적되면서 초기 단계부터 필요한 자료를 보존하고 분석하는 작업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개인 형사사건에서도 초기 증거 확보의 중요성은 크다. CCTV와 블랙박스 영상, 메신저와 통화 기록 등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삭제되거나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어서다.
대형 로펌들은 이미 별도의 디지털포렌식·증거분석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리걸테크팀을, 법무법인 세종은 e-디스커버리·포렌식팀을, 법무법인 지평은 디지털포렌식센터를 두고 기업 내부 전자정보 분석과 국내외 소송·규제 대응 등을 지원한다.
법무법인 대륜은 증거조사센터와 디지털포렌식센터를 함께 운영하며 개인 형사사건에서도 사건 초기부터 관련 자료의 확보와 분석을 연계하고 있다. 증거조사센터가 현장 검증과 자료 수집을 지원하고 디지털포렌식센터가 디지털기기의 데이터를 분석하면 담당 변호사단이 이를 토대로 변론 전략을 짜는 방식이다. 형사대응그룹 안에는 수사대응팀도 따로 두고 있다.
증거를 확보하는 과정에서는 적법성과 원본성, 데이터 무결성도 중요하다. 수집 과정에 문제가 있거나 자료의 진정성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실제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 활용하는 데 한계가 생길 수 있다.
한 대형 로펌 관계자는 "수사기관에 사건을 넘긴 뒤 부족한 증거를 보완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초기 단계에서 어떤 증거를 얼마나 신속하고 적법하게 확보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앞으로는 법률 대응과 증거 확보를 별개의 업무로 보기보다 수사 초기부터 함께 진행하는 체계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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