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상대로 코로나19 치료제 신약에 대한 승인 청탁 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해당 고발 사건을 일선 경찰서에 배당했다. 검찰이 2년 전 범죄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공소를 제기하지 않고 기소유예한 사건에 대해 경찰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기소유예는 확정판결이 아니어서 재수사가 가능하다.
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가 김 후보자를 정치자금법 위반과 직권남용, 청탁금지법 위반, 알선수뢰 등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지난 8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배당했다. '식약처 로비 의혹'은 김 후보자가 브로커 양모씨의 부탁을 받고 2021년 당시 김강립 식약처장에게 ㈜제넨셀이 개발한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계획 승인을 요청한 사건이다.
법원은 2024년 12월19일 제넨셀 창업자 강모씨에 대해 임상시험 승인 과정에 부정이 있었다며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하면서도, 정치권 로비 알선 대가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1심 선고 8일 뒤 검찰은 김 후보자를 기소유예하고, 강씨와 양씨만 뇌물공여약속 혐의를 적용해 추가 기소했다. 경찰의 법리 검토는 이런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 근거를 따져보는 데서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檢, 기소 검토하다 기소유예로 선회한 이유는?
서울서부지검은 '신약 승인 청탁 의혹'을 2022년 10월부터 2년 가까이 수사한 끝에 2024년 8월 대검찰청에 김 후보자를 기소하겠다는 의견을 냈다. 강씨와 양씨로부터 정치후원금조로 500만원을 받기로 약속한 만큼 알선뇌물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최근 SNS에 공개한 기소 계획서의 일부를 보면 당시 서부지검 수사팀은 청탁 자체의 위법성이 크지 않고 실제 돈이 지급되지 않은 점 등은 참작 사유지만, 강씨와 양씨가 거액의 이익을 얻은 데다 김 후보자가 혐의를 부인하는 만큼 기소에 무게를 뒀다. 징역 8개월 구형 의견도 담았다.
하지만 4개월 뒤 결론은 달라졌다. 그해 12월 대검과 협의를 거친 서부지검은 김 후보자를 기소유예 처분했다. 법무부 인사청문회 준비단이 공개한 불기소 결정서를 보면 검찰은 김 후보자의 피의사실이 인정된다고 봤지만, ▲후원 계좌(연간 한도 1억5000만원)가 꽉 차서 실제 수수가 이뤄지지 않은 점 ▲당시 팬데믹 상황에서 국내 치료제 임상시험 계획의 신속 처리를 부탁한 것의 위법성을 단정할 수 없는 점 ▲식약처가 절차에 따라 심사한 점 등을 기소유예 근거로 삼았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최근 SNS에 공개한 기소 계획서의 일부를 보면 당시 서부지검 수사팀은 청탁 자체의 위법성이 크지 않고 실제 돈이 지급되지 않은 점 등은 참작 사유지만, 강씨와 양씨가 거액의 이익을 얻은 데다 김 후보자가 혐의를 부인하는 만큼 기소에 무게를 뒀다. 징역 8개월 구형 의견도 담았다.
하지만 4개월 뒤 결론은 달라졌다. 그해 12월 대검과 협의를 거친 서부지검은 김 후보자를 기소유예 처분했다. 법무부 인사청문회 준비단이 공개한 불기소 결정서를 보면 검찰은 김 후보자의 피의사실이 인정된다고 봤지만, ▲후원 계좌(연간 한도 1억5000만원)가 꽉 차서 실제 수수가 이뤄지지 않은 점 ▲당시 팬데믹 상황에서 국내 치료제 임상시험 계획의 신속 처리를 부탁한 것의 위법성을 단정할 수 없는 점 ▲식약처가 절차에 따라 심사한 점 등을 기소유예 근거로 삼았다.
특히 검찰은 강씨와 양씨가 식약처의 임상시험 승인 이후 거액의 재산상 이익을 얻었으나, 김 후보자가 여기에 직접 가담한 정황이 확인되지 않은 만큼 "공여자들과 달리 처분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불기소 결정서에 담았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충정의 김연기 변호사는 "핵심은 검찰이 500만원 약속 혐의를 못 밝힌 게 아니라 인정하고도 기소를 유예했다는 점"이라며 "결국 검찰의 기소유예 판단이 잘못됐다는 근거를 찾을 수 있느냐가 경찰의 재수사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넨셀 범죄수익은닉 무죄 나자 김 후보자 기소유예
김 후보자를 기소유예하기 8일 전, 제넨셀 창업자 강씨의 1심 선고가 나온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는 2024년 12월19일 강씨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사기미수 등 8개 혐의 중 6개는 유죄 판단하면서도 김 후보자와 연결된 범죄수익은닉 혐의는 무죄로 봤다.
범죄수익은닉 혐의의 쟁점은 강씨 소유의 제넨셀이 양씨의 화장품 회사에 투자한 6억원 상당의 전환사채(CB)가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의 알선 대가인지 여부였다. 대가성 돈을 지급하면서 외형상 정상적인 투자 거래인 것처럼 가장했다는 게 검찰의 주장이었다.
그러나 법원은 6억원 투자와 식약처 청탁 사이의 대가 관계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양씨가 김 후보자에게 임상시험의 신속 처리를 부탁한 것은 2021년 10월인데, 강씨와 양씨가 투자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한 것은 이보다 앞선 그해 8월인 만큼 김 후보자에 대한 청탁의 대가로 투자가 이뤄졌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는 것이다. 다만 실제 투자가 이뤄진 것은 청탁 이후인 그해 12월이었다.
서부지검은 강씨의 1심 판결 결과를 본 뒤 김 후보자를 기소해도 알선뇌물 혐의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범죄수익은닉 혐의의 쟁점은 강씨 소유의 제넨셀이 양씨의 화장품 회사에 투자한 6억원 상당의 전환사채(CB)가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의 알선 대가인지 여부였다. 대가성 돈을 지급하면서 외형상 정상적인 투자 거래인 것처럼 가장했다는 게 검찰의 주장이었다.
그러나 법원은 6억원 투자와 식약처 청탁 사이의 대가 관계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양씨가 김 후보자에게 임상시험의 신속 처리를 부탁한 것은 2021년 10월인데, 강씨와 양씨가 투자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한 것은 이보다 앞선 그해 8월인 만큼 김 후보자에 대한 청탁의 대가로 투자가 이뤄졌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는 것이다. 다만 실제 투자가 이뤄진 것은 청탁 이후인 그해 12월이었다.
서부지검은 강씨의 1심 판결 결과를 본 뒤 김 후보자를 기소해도 알선뇌물 혐의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같은 날 공여자는 뇌물 약속 혐의로 '쪼개기 기소'
논란은 김 후보자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을 내린 2024년 12월27일, 공여자인 강씨와 양씨에 대해선 뇌물공여 약속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는 점이다. 김 후보자에게 500만원 후원금을 지급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김 후보자에게 제공하기로 약속한 만큼 별도 범죄가 된다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 신약 임상시험 승인이 난 뒤 김 후보자가 후원회 계좌번호를 전달한 점 등이 뇌물공여 약속의 주요 증거인데, 정작 그 계좌번호를 전달한 사람은 기소유예 하는 모순이 빚어진 것이다. 이 때문에 강씨와 양씨에 대한 '쪼개기 기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경찰은 검찰의 이 같은 법리 적용에 문제가 없는지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향후 재판도 경찰의 재수사 결정의 핵심 변수가 될 수 있다. 강씨의 2심 선고는 이달 30일 예정돼 있다. 항소심 재판부가 범죄수익은닉 혐의에 대해 1심과 다른 판단을 할 경우 재수사의 단초가 될 수 있다. 강씨와 양씨의 뇌물공여 약속 혐의는 1년 9개월째 1심이 진행 중이다.
경찰은 검찰의 이 같은 법리 적용에 문제가 없는지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향후 재판도 경찰의 재수사 결정의 핵심 변수가 될 수 있다. 강씨의 2심 선고는 이달 30일 예정돼 있다. 항소심 재판부가 범죄수익은닉 혐의에 대해 1심과 다른 판단을 할 경우 재수사의 단초가 될 수 있다. 강씨와 양씨의 뇌물공여 약속 혐의는 1년 9개월째 1심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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