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의 특수교육 대상자는 지난 4월 기준 12만4195명이다. 이 중 4분의 1인 3만1993명만이 특수학교에 다닌다. 9만명이 넘는 나머지 장애학생들은 일반학교를 다닌다. 통합 교육을 명분으로 내걸고 있지만, 비장애 중심의 교육 환경에서 사실상 방치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특수학교에 보내기 위한 장애아동 학부모들의 입학 경쟁이 치열하다. (기사 참조: "우리 애가 더 아파요"…장애아 사흘씩 굶겨야 하는 현실)
결국 장애아동을 모두 수용할 수 있도록 특수학교를 많이 지어야 하지만, 주민 반대에 가로막히기 일쑤다. 특수학교가 들어서면 집값이 떨어지고, 치안이 불안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대부분의 특수학교는 주변에 주민 편의시설을 함께 짓겠다고 약속해 주민 설득에 나선다. (기사 참조: 주민 반대 특수학교 신설, 지역과 공존 '블록 모델'이 답) 하지만 설득 과정은 길고, 특수학교 설립 비용은 천정부지로 늘어난다. 그런 사례는 흔하다.
흔한 사례: 개교까지 15년, 사업비는 900억
#1. 특수학교인 서울 중랑구의 동진학교는 내년 9월 개교한다. 설립방침을 정한 뒤 개교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15년. 사업비만 900억원 가까이 들었다. 주민 반대로 8차례나 설립 부지를 옮긴 결과다. 여기저기 옮겨 다니다가 중랑구 신내동 일대 개발제한구역을 최종 부지로 정했다. 그 결과 서울시교육청은 토지매입비로 108억원, 개발제한구역 보전부담금으로 131억원을 지불해야 했다. 주민 설득을 위한 편의시설 설치 예산도 189억원이 들어 총사업비는 897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서울시교육청이 편성한 전체 학교 신설 예산(551억원)의 1.6배가 특수학교 1곳을 짓는 데 들어간 것이다.

서울만 유별난 게 아니다.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 있는 특수학교인 나래울학교도 동진학교와 똑같이 2012년부터 설립을 추진해 15년 만인 내년 3월 개교한다. 주민 반대로 이곳저곳 옮겨 다닌 것도, 그 과정에서 비용이 많이 늘어난 것도 다르지 않다. 한 교육청 관계자는 "서울이든 지방이든 장애인에 대한 편견은 다르지 않다"며 "특수학교가 내 집 옆에 들어서면 집값 떨어진다고 생각하고, 재산권을 침해받고 생각하니 기를 쓰고 막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흔하지만 다른 사례: 밀알학교에선 무슨 일이
주민 설득 과정은 길고, 특수학교 설립 비용은 많이 늘어나는 건 앞서 지적한 대로 흔한 사례다. 그러나 이런 결말은 어떨까.
#2. 1994년 한 재단이 서울 강남구에 특수학교 설립을 추진했다. 당시 약 60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했다. 2년 뒤 설계를 구체화하고, 모금활동에 들어갔는데, 사업비가 100억원가량 모였다. 넉넉한 사업비로 이제 삽만 뜨면 됐다. 하지만 그때부터 주민 반대가 본격화됐다. 공사는 지연됐고, 주민 요구에 정문 위치를 대로변 쪽으로 옮겨야 했다. 건축비에만 20억원이 더 들면서 총사업비는 12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우여곡절 끝에 1997년 3월 개교했다. 내년이면 개교 30주년을 맞는다. 밀알학교 얘기다.
30년간 함께하면서 밀일학교를 바라보는 주민 시선은 크게 달라졌다. 밀알학교 교내 부지 안에는 밤까지 운영하는 카페가 있다. 학부모와 인근 주민들이 자유롭게 드나들며 동네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한다. 밀알학교는 매달 한 번씩 성악가 등을 초청해 무료로 주민 음악회를 연다. 밀알학교 체육관은 한 달 평균 4000명이 이용할 정도로 동네 명소다. 인근 일반학교 학생들과 밀알학교 학생들이 함께 등산하는 교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학교 설립에 반대한 주민 중엔 밀알학교의 든든한 후원자로 '변신'한 이들이 적지 않다. 학교 자원봉사를 자처하고, 자폐성 학생들이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보조교사 역할도 맡는다. 당시 학교 설립에 반대했다는 한 주민은 [시대]에 "편견에 사로잡혀 완강히 반대했던 게 부끄럽다"며 "처음엔 단지 장애아들이 다니는 학교니 지역에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학생들이 그저 무사히 졸업하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집값 하락? 치안 불안? 편견일 뿐!
특수학교 주변 주민들이 자신의 '편견'을 고백하는 건 특수학교가 들어선 이후 집값이 떨어지지도, 치안이 불안해지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연구 결과도 있다. 부산교육청이 발주하고 부산대 교육발전연구소가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2006~2016년 전국 특수학교 167곳의 주변 부동산 가격에는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특수학교 반경 1㎞ 이내와 1~2㎞ 지역의 표준지 공시지가 연평균 상승률은 같은 기간 각각 4.34%와 4.29%로 오히려 특수학교와 가까운 곳이 더 올랐다.
치안도 마찬가지다. [시대]가 직접 서울 지역 일부 특수학교 인근 경찰에 확인한 결과 특수학교 설립 이후 장애학생으로 인한 범죄가 늘어났다는 지역은 찾을 수 없었다. 특수학교 인근 지구대의 한 관계자는 "최근 3개월간 접수된 장애학생 관련 신고를 보니 '장애학생이 길을 잃었다'는 것뿐"이라며 "범죄 관련 신고는 없다"고 말했다.
전지혜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실제 통계나 부동산 가격 추이를 보면 특수학교를 비롯한 장애인 시설이 집값에 영향을 미친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며 "오랜 시간 걸쳐 쌓인 장애인에 대한 '낯선 감정'이 거부감으로 이어지는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구혜영 한양사이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은 장애인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우리 모두 '잠재적 장애인'이란 걸 기억하고, 지금 만드는 장애 시설을 언젠간 나와 내 주변이 이용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 연구 결과도 있다. 부산교육청이 발주하고 부산대 교육발전연구소가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2006~2016년 전국 특수학교 167곳의 주변 부동산 가격에는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특수학교 반경 1㎞ 이내와 1~2㎞ 지역의 표준지 공시지가 연평균 상승률은 같은 기간 각각 4.34%와 4.29%로 오히려 특수학교와 가까운 곳이 더 올랐다.
치안도 마찬가지다. [시대]가 직접 서울 지역 일부 특수학교 인근 경찰에 확인한 결과 특수학교 설립 이후 장애학생으로 인한 범죄가 늘어났다는 지역은 찾을 수 없었다. 특수학교 인근 지구대의 한 관계자는 "최근 3개월간 접수된 장애학생 관련 신고를 보니 '장애학생이 길을 잃었다'는 것뿐"이라며 "범죄 관련 신고는 없다"고 말했다.
전지혜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실제 통계나 부동산 가격 추이를 보면 특수학교를 비롯한 장애인 시설이 집값에 영향을 미친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며 "오랜 시간 걸쳐 쌓인 장애인에 대한 '낯선 감정'이 거부감으로 이어지는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구혜영 한양사이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은 장애인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우리 모두 '잠재적 장애인'이란 걸 기억하고, 지금 만드는 장애 시설을 언젠간 나와 내 주변이 이용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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