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8월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올린 한국은행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금리를 어디까지 올릴지, 어떤 조건이 충족되면 인상을 멈출지에 대한 기준은 내놓지 않았다.
10일 한국은행은 국회에 제출된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6년 9월)'를 통해 올해 상반기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0%대 초반으로 뛰어올라 물가와 금융안정을 위협한다고 평가했다. 같은 기간 실질 성장률은 3.8%였다. 보고서는 반도체 가격 급등으로 교역조건이 개선되며 명목 성장률이 실질치를 크게 웃돌았고 이것이 수요압력을 높이는 동시에 금융불균형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봤다. 명목 성장률이 20%를 넘어선 것은 1990년대 초반 이후 처음이다.
이번 보고서는 7월과 8월 두 차례 인상 이후 처음 나온 공식 문서다. 한은은 7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올린 데 이어 8월 다시 3.00%로 인상했다. 7월 결정은 금통위원 전원이 인상에 찬성했지만 8월에는 황건일 위원이 2.75% 유지 의견을 내 6대 1로 갈렸다.
인상 기조는 아직 꺾이지 않았다. 8월 회의에서 금통위원 7명이 제시한 6개월 후 조건부 금리전망 21개 중 16개가 현재 기준금리(연 3.00%)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3.25% 전망이 10개로 가장 많았고 3.50%가 6개, 3.00% 유지가 5개였다.
물가 지표는 다시 3%대로 올라섰다. 국가데이터처가 9월 2일 발표한 '2026년 8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20.05(2020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했다. 7월 상승률(2.8%)보다 0.3%포인트 더 높다. 식료품·에너지 제외 근원물가는 3.4% 올라 2023년 5월(3.8%) 이후 가장 높았다. 다만 국가데이터처는 지난해 8월 이동통신 요금 감면에 따른 기저효과를 0.58%포인트로 보고 이를 제외하면 8월 상승률이 2.5% 수준이라고 추정했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올해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각각 2.7%와 2.3%로, 근원물가 상승률은 두 해 모두 2.5%로 전망했다. 물가가 상당기간 물가안정목표(2%)를 웃돌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성장률 전망치는 올해 3.3%, 내년 2.9%로 지난 5월 전망(각각 2.6%, 2.1%)보다 크게 높여 잡았다.
금융안정 쪽 부담도 있다. 한은이 전날 발표한 '2026년 8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8월 은행 주택담보대출은 한 달 새 4조원 늘어 잔액이 952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 가계대출 전체 증가규모는 3조4000억원으로 두 달 연속 줄었지만 주담대만 반대로 확대됐다.
보고서는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와 가계대출 증가흐름을 근거로 금융불균형 위험이 누적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정부가 지난달 13일 '금융 종합대책'으로 올해 금융권 가계대출 총량관리 목표를 1.5%에서 3.0%로 올린 데 대해서도 늘어난 대출 여력이 가계대출을 다시 밀어 올릴 수 있다고 짚었다. 8월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서울 134, 전국 125로 장기평균(전국 108)을 크게 웃돌았다.
한은은 향후 통화정책에 대해 물가와 경기 흐름, 금융안정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 등을 결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는 다음달 22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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