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직원들이 임대차계약서를 조작해 회사의 월세지원금을 받아온 사실이 적발되어 해당 거래를 중개한 공인중개사들에 대한 법적 처벌 수위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공인중개사사무소로 기사 내용과는 관련 없음. /사진=뉴스1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일부 직원들이 회사의 주거지원금을 받으려는 목적으로 임대차계약 조건을 위조한 사실이 적발되며 공인중개사들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해당 거래를 중개한 공인중개사들을 비롯해 그간 다수의 위법한 불법 계약이 체결되는 과정에서 공인중개사들이 관여했던 사례들이 다시 불거진 탓이다. 공인중개사가 실제 계약조건과 다른 허위 부동산계약서를 작성한 경우 이는 공인중개사법 위반으로 행정처분이나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1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직원들의 주거지원금 부정수급 사태 이면에는 공인중개사업계의 불법 중개 관행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적발된 직원들 일부는 SNS(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공인중개사가 지원금 요건에 맞춰 이면계약서 작성을 제안했고 '누구나 다 하는 관행'이라며 부추겼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다만 공인중개사가 허위 계약서 작성을 주도하거나 권유했어도 삼성전자 직원들이 부정수급 관련 책임을 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회사 지원금을 통해 이득을 취하려는 의도가 인정되고 허위 서류임을 인지하고 제출한 주체는 거래 당사자이므로 삼성전자 직원의 과실이 인정된다. 만약 회사의 자체 조사에서 감봉, 해고 등 중징계를 받은 직원이 공인중개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해 일부 승소(손해배상 인정)하는 경우 법원은 책임 비율에 따라 공인중개사의 배상 금액을 정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는 '33㎡(10평) 미만 또는 1.5룸 이하 주택'에 거주하는 직원에게 월 최대 70만원의 월세를 지원해왔다. 일부 직원들은 33㎡ 초과나 투룸 등에 거주하며 면적을 조작한 이중계약서를 회사에 제출해 지원금을 받아왔다. 사측은 건축물대장 등 서류 대조를 통해 사실관계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에도 공인중개사 업계가 위법적인 관행에 적극 관여해왔다는 사실은 고위공직자들의 인사청문회 과정 등을 통해 알려져왔다. 매수인의 취득세와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를 줄이려는 목적으로 매수금액을 줄인 다운계약서를 작성하거나, 대출 한도를 높이기 위해 반대로 매수금액을 올리는 업(UP) 계약서 등이 대표적이다.



계약이 성사돼야 중개보수를 받을 수 있는 중개업의 특성상 '서류 조작'이 일부 공인중개사들에게는 하나의 영업 방식으로 쓰여왔던 것이다. 현행 공인중개사법 제26조 및 관련 규정에 따르면 개업 공인중개사는 계약서를 실제 거래 내용과 다르게 작성하는 경우 최대 6개월 이내 업무정지 처분과 자격정지 등을 받게 된다. 이번 사안에서도 공인중개사가 허위 계약서 작성에 가담하거나 주도해 회사를 속인 경우 형법상 사기 방조 또는 사문서 위조로도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조연빈 법무법인(유한)강남 변호사는 "공인중개사가 허위 계약서 작성을 주도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계약 내용이 허위임을 알면서 직원의 요구에 따랐다면 공인중개사법 위반"이라며 "나아가 부정수급 행위의 공범으로 판단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직원의 경우 공인중개사가 관행을 이유로 허위 계약서 작성을 먼저 권유했다고 해도, 법원은 직원 본인이 위법성을 알고 이용했다면 과실을 참작해 중개인의 손해배상 책임을 제한한 사례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