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 수출 호조로 견조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청년 일자리는 46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정부는 청년 고용 부진의 원인으로 AI와 경력직 우대 문화 등을 꼽았다.
재정경제부는 11일 발간한 '2026년 9월 최근경제동향(그린북)'에서 "우리 경제는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소비 등 내수가 개선세를 보이는 등 견조한 경기회복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앞서 '공고해지고 있다'(7월), '강화되고 있다'(8월)고 했던 경기 흐름 표현에 '견조하다'는 단어가 추가됐다. 그린북은 정부가 매달 각 기관의 통계를 취합·분석해 발표하는 공식 경기 진단 보고서다. 정부는 경제정책의 방향과 강도를 정할 때 이를 참고자료로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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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관적인 총평의 근거는 수출이다. 8월 수출액은 982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68.7% 늘었다. 일평균 수출액도 44억7000만달러로 같은 기간 72.5% 뛰었다. 무역수지(8월)는 347억5000만달러 흑자, 경상수지(7월)는 420억8000만달러 흑자를 냈다. 기업 체감 경기도 눈에 띄게 개선됐다. 8월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99.6으로 두 달 연속 올랐다. 2022년 9월(102) 이후 3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다만 이런 흐름이 내수 경기와 가계 체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7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2.4% 줄었고 8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104.5로 전월보다 2.3포인트 내렸다. 소비자심리지수는 5월부터 석 달 연속 오르다 넉 달 만에 방향을 틀었다. 물가 상승이 누적되면서 소비심리를 짓누른 것으로 풀이된다. 8월 소비자물가는 3.1% 올라 7월(2.8%)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는 3.4%, 생활물가지수는 3.2% 상승했다.

일자리 온기는 고르지 않았다. 8월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8만4000명 늘어 7월(10만8000명)보다 증가 폭이 커졌다. 그러나 청년층(15~29세)을 따로 놓고 보면 취업자가 14만3000명 줄며 감소해 46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청년층 고용률도 44.1%로 1년 전보다 1.0%포인트(p) 하락했고 실업률은 5.4%로 0.5%p 상승했다.
업종별로도 엇갈렸다. 서비스업 취업자는 34만5000명 늘었지만 제조업은 3만8000명, 건설업은 3만2000명 줄었다. 실업률은 2.0%로 1년 전과 같았지만 실업통계에 잡히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15세 이상 인구)는 7만7000명 늘었다.
대외 불안 요인은 커졌다. 정부는 그린북에서 "중동전쟁 및 미국 관세 부과 조치 관련 불확실성이 다소 확대됐다"고 표현했다. 지난달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한 것과 비교해 수위가 한층 높아진 표현이다. 임홍기 재경부 경제분석과장은 "두바이유, 브렌트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등 3대 유종 모두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상태"라며 "대외 여건은 상당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재경부는 "중동전쟁 영향 최소화를 위해 주요 품목 수급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중동전쟁 이후 전략, 잠재성장률 반등, 양극화 등 구조적 문제 대응을 위한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했다.

한편 한성숙 국무총리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청년 고용 대책을 묻자 "청년들의 고용이 떨어지고 있는 부분은 지금 현재 AI로 인한 변화도 있고 경력직으로 우선해서 채용하는 기업의 환경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예전에는 산업화 시대에는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지는 시대이고 최근에는 일자리가 많이 늘어나기보다는 경력자들 중심으로 가는 것은 모두 알고 있는 부분"이라고 했다.
정부는 청년들이 첫 경력을 쌓을 수 있는 일경험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청년이 경력을 쌓을 수 있는 곳들이 없으니 이런 부분에 대해서 정부 차원에서도 대기업들과 협력을 통해서 경력을 쌓을 수 있는 기회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는 올해 민간 부문에서 4만5000명 규모의 청년 일경험 제공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3일에는 삼성·SK·현대차·LG 등이 포함된 주요 10대 그룹과 간담회를 열고 신규 채용과 직무경험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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