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기능을 두개로 분리 개편하면서 LH가 보유한 토지를 공공주택 부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서울 여의도 소재 4000억원 규모의 비축토지와 기숙·합숙소, LH서울지역본부 부지 등이 검토 대상이다.
대규모 신규 택지는 지구 지정부터 토지 보상, 인허가와 기반시설 조성에 시간이 필요하지만 LH가 보유한 토지의 소유권은 공공에 있어 토지 확보 절차를 줄이고 주택공급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4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정부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61-2에 있는 8264㎡(약 2500평) 규모의 LH 비축토지를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해당 토지는 1984년 LH가 비축 목적으로 매입한 이래 40년 넘게 나대지로 남아있다. 지하철 9호선 샛강역, 5호선 여의나루역이 도보권이며 가톨릭대학교 여의도 성모병원 인근에 있어 입지가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LH는 2023년부터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 이 땅을 민간에 매각하려고 했으나 4024억원에 달하는 높은 감정가(3.3㎡당 1억6000만원)와 고금리 여파로 인해 2024년까지 세 차례 유찰됐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LH 구조개혁 방안에 토지 매각 사업 방식 등을 포함한 LH 역할을 다양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LH서울지역본부 사옥 부지도 청년을 위한 주거 공간으로 활용한다. LH 서울지역본부 부지는 6588㎡(약 1993평) 규모로 강남구청역과 선정릉역 사이에 있다. 업무시설로 사용하던 강남 서울지역본부와 LH 기흥 기숙사 주택 공급 후보군이다.
LH개혁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은 임재만 세종대 교수는 "LH의 기능을 분리하면서 주택공급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최대한 검토할 수 있다"며 "유휴부지를 적절하게 활용하는 방법과 매각 시 비용을 얼마나 회수할 수 있을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3일 '행정·공공기관 이전 및 공공기관 기능 개혁 방안'을 발표하고 올해 4분기까지 구체적인 이전계획을 확정하기로 했다. 2차 이전에서는 기관들이 떠날 땅을 어떤 방식으로 처분하고 개발하는지가 핵심 변수로 꼽힌다. 용도지역이나 지구단위계획 변경이 필요한 경우 개발이익과 기부채납 규모를 둘러싼 협의가 필수적이다.
국토부는 지난 8·13 대책에서 올해부터 2030년까지 수도권에 '12만가구+α'의 주택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9·7 대책에 발표한 134만9000가구의 주택 착공 계획을 더 하면 총 착공 물량 목표치는 약 '147만가구+α'로 늘어났다. 매년 30만가구에 육박하는 29만4000가구를 착공해야 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공공기관 이전과 개혁 방안 추진에 주택공급 효과를 내려면 단순히 부지를 매각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해당 부지를 도심 주거·첨단자족시설 부지로 전환하는 등 복합개발 방식도 강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지난해 서울의 가구 수는 416만가구로 주택 보급률은 93.9%, 집이 없는 무주택가구는 약 25만가구 정도"라며 "LH 등 공공기관이 보유한 유휴부지가 약 50만㎡인 것을 고려하면 용산국제업무지구(49만5000㎡)에 공급하려고 했던 1만가구 수준이기 때문에 재정과 부지 활용 보안 등 다각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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