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사진=시대 /사진=최문혁


인공지능(AI)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부하직원의 몸에 밀착된 옷을 합성하고 연인처럼 끌어안고 있는 딥페이크 사진을 만들어 메신저 프로필에 올린 서울 구로구청 공무원에게 벌금형이 내려졌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단독(판사 남민영)은 11일 오후 성폭력처벌법 위반(허위 영상물편집·반포 등) 및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 된 이모씨(53)에 대해 벌금 각 500만원과 100만원을 선고했다.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도 명령했다.



구청 공무원인 이씨는 지난해 11월 같은 과 부하 여직원이 상사인 자신과 연인관계인 것처럼 합성물을 만들어 카카오톡 프로필에 게시해 피해자의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피해자의 얼굴 사진을 전산시스템으로 내려받아 자신의 사진과 함께 AI 편집 프로그램에 등록했다. 합성 과정에서는 자세, 복장 등을 구체적으로 입력해 몸에 달라붙는 옷과 청바지를 입은 피해자가 자신을 뒤에서 끌어안은 모습을 연출했다. 완성한 합성물은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으로 네 차례 게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범행 동기에 대해 "피해자 외모가 예쁘고 남자로서 피해자에게 이성적 호감이 있어 허위 영상물을 제작했다"고 진술했다. 또 7~8년 전부터 사진 합성 취미가 있었다며, 평소 연인 사진을 활용해 동화적인 장면을 주로 만들어왔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지난 7월14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이씨에게 징역 10개월을 구형하고 신상정보공개·고지명령, 5년간의 취업제한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씨 측은 최후변론에서 명예훼손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성범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성적 수치심과 욕망 유발이 신체 노출과 부위에 따라 일괄적으로 결정되는 게 아니라 허위 영상물 편집 가공 맥락에 따라 구체적 개별적 상대적으로 결정돼야 한다"며 "의복이 밀착해 신체 굴곡이 드러나는 경우에도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하는 형태가 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씨는 법정에서 허위 영상물 속 피해자의 얼굴을 사람들이 알아보지 못했을 것이라고 다소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해 반성의 진정성이 의심된다"면서도 "피고인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고, 범행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초범인 점, 양형 조건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