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르무즈 긴장이 다시 커지며 국제유가와 금리가 나란히 뛰었다. 원유 생산 및 공급 차질에 국제유가는 지난 5월 이후 최고치까지 치솟았고 이는 물가 상승 우려를 자극하며 금리를 끌어올렸다. 전문가들은 유가와 금리 방향성을 확인하기 위해 전쟁 상황과 미국의 기준금리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각)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전일보다 6.7% 급등한 배럴당 102.48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도 107.63달러로 마감하며 지난 5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중동 정세 악화가 원유 생산 차질로 현실화되자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졌다. 이날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는 OPEC(석유수출국기구)에 지난 8월 원유 생산량이 일간 623만8000배럴로 2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통보했다. 계속되고 있는 미국과 이란,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 후티 반군의 공방전도 우려를 키웠다..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 우려로 이어지며 미국 국채 금리를 밀어 올렸다. 미국 국채 10년물은 4.96%를 기록하며 5%선 코앞까지 상승했으며 30년물 금리 역시 5.37%로 마감해 2007년 이후 최고치를 다시 썼다. 국채금리 상승은 다른 주요국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 역시 2.98%까지 상승했고 영국 국채 10년물은 2007년 이후 최고치인 5.36%까지 뛰었다.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 역시 3.339%까시 상승하며 15년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주요국 중앙은행은 이미 금리를 잇따라 올릴 기세다. 지난 10일 ECB(유럽중앙은행)는 3대 정책금리를 0.25%포인트씩 인상했다. ECB는 "중동 분쟁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고 있고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를 웃돌 것으로 예상한다"며 "물가상승률을 2%로 안정시키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한다"고 밝혔다.
오는 16일에는 일본은행 금융정책결정회의가, 20일에는 영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이경민 연구원은 "일본은행이 금리를 인상할 경우 일본 국채 금리 상승을 통해 주요국 국채 금리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며 "이는 국내 증시의 단기 변동성 확대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전쟁 장기화가 유가와 금리를 동반 상승을 이끌고 있다고 봤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결국 현재의 유가와 금리 상승의 원인은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가라앉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며 "전쟁에 대한 예측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경과를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높아진 유가에 따른 인플레이션과 고금리는 한국 경제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유가가 오르면 물가 상승 압력을 받기 때문이다. 한국은행도 이미 대응에 나섰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7월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올린 데 이어 8월에는 2.75%에서 3.00%로 다시 한번 인상했다. 중동 정세 등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을 주요 배경으로 꼽았고 추가 인상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국제유가 상승이 이어지고 미국 연준의 긴축 기조가 강화되며 국내 물가 상승세도 잡히지 않는다면, 한은으로서는 금리를 한 번 더 올려야 한다는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이 경우 기업과 가계의 자금조달 비용이 함께 높아져 투자와 소비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시장에서는미국의 물가 동향과 연준의 기준금리 결정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현지시각으로 오는 11일 미국 노동통계국은 8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발표하며 이후 15일~16일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개최해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김 연구원은 "향후 금리의 방향성은 결국 9월 FOMC에 달렸는데 이 방향성을 결정할 것은 곧 발표될 미국 8월 CPI"라며 "이미 시장이 기준금리 인상을 예측하는 만큼 연준이 실제 인상을 결정한다면 금리와 증시 불확실성을 다소 해소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다만 여전히 전쟁이 계속되고 있기에 미국과 이란의 협상 진척 여부도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언팩] 커지는 경찰권력, 견제는 충분할까? / 군인 고객 모시러 나서는 은행들](https://i.ytimg.com/vi/zrGdDM_g8ZQ/hqdefault.jpg?width=1920&quality=75)
%EA%B5%90%EC%B2%B4.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