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식 김천시의원(왼쪽)이 11일 열린 제261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수의계약 자료 제출 문제와 관련해 질의하고 있다./사진제공=김천시의회 행정사무감사 영상 캡처


수의계약 자료 제출을 둘러싸고 김천시의회와 김천시 간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김천시에 대한 행정사무 감사가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공무원노조까지 가세해 자료 제출 거부 입장을 밝히자 시민사회의 비판이 커지는 모습이다.

이순식 김천시의원은 지난 11일 열린 제261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시의회의 수의계약 자료 요구에 대해 김천시와 공무원노조가 사실상 제출 거부 입장을 밝힌 데 대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갈등의 발단은 김천시의회가 최근 5년간 수의계약 관련 자료를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자료 제출 과정에서 공무원들이 업무 과중을 호소했고 김천시공무원노조까지 과도하고 절차적 문제가 있는 자료 요구에는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의회와 공무원 사회 간 갈등으로 확산됐다.

이 의원은 수의계약 자료가 예산 집행의 적정성은 물론 특정 업체에 계약이 반복되거나 편중됐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자료라는 입장이다.

특히 이 의원은 특정 업체가 한 달 사이 여러 건의 수의계약을 체결해 계약금액이 수억원에 달하는 사례 등을 제시하며 자료 요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한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것은 시민을 대신해 김천시를 감시하는 지방의회의 정당한 의정활동을 방해하는 것이라는 취지다.



반면 김천시공무원노조는 지난 9일 입장문을 내고 "과도한 자료를 단기간에 요구하고 절차적 하자가 있는 자료 요청으로 공무원들의 시간이 낭비되고 있다"는 취지로 유감을 표명했다.

노조는 절차적 정당성이 결여된 자료 요구에 대해서는 전 조합원과 함께 '제출 거부'로 맞서겠다는 입장까지 밝혔다.

이에 김천시의회는 과도한 자료를 요구한 사실이 없다며 노조 측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행정사무감사는 지방의회가 시민을 대신해 집행부의 예산 집행과 행정 전반을 감시·견제하는 핵심적인 제도다. 특히 수의계약은 경쟁입찰과 달리 계약 상대방을 직접 선정할 수 있다는 특성상 특정 업체에 계약이 반복되거나 편중됐는지 등을 살펴볼 필요성이 큰 분야다.

실제 감사 과정에서 특정 업체와의 반복적인 수의계약 문제가 제기됐다면 관련 자료를 통해 계약 과정과 예산 집행의 적정성을 확인하는 것은 지방의회의 당연한 역할이라는 지적이다.

그런데도 공무원노조가 업무 과중과 절차 문제를 이유로 '자료 제출 거부'까지 선언하면서 논란의 초점이 정작 감사 대상인 수의계약의 적정성에서 자료 제출 여부를 둘러싼 힘겨루기로 옮겨갔다.

자료 요구가 과도하거나 절차상 문제가 있다면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고 자료의 범위와 제출 기간 등을 협의하는 것이 우선이지 공무원노조가 집단적인 '제출 거부'를 앞세우는 것은 지방의회의 감사 기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공무원은 시민의 세금으로 집행된 행정에 대해 설명하고 검증받아야 할 책임이 있다. 수의계약처럼 예산 집행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인해야 할 자료에 대해서까지 업무 부담을 이유로 제출을 거부한다면 지방의회의 집행부 견제 기능은 물론 시민의 알권리까지 침해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시민들의 시선도 곱지만은 않다. 시의회와 공무원노조가 자료 제출 문제를 놓고 힘겨루기를 이어갈수록 정작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확인해야 할 예산 집행과 수의계약의 적정성에 대한 검증은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