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광주특별시는 올해 명량대첩축제를 성공적인 축제로 자평했다.
진도·해남 울돌목 일원에서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사흘간 열린 '2026 명량대첩축제'에 국내외 관광객 19만2000명이 방문했다며 대한민국 대표 역사문화축제로서 위상을 높였다고 홍보했다.
숫자만 놓고 보면 분명 눈에 띄는 성과다. 하지만 축제의 성패를 방문객 숫자 하나로 평가해도 되는지는 따져볼 문제다.
축제를 찾은 관광객들이 실제 현장에서 무엇을 경험했는지도 함께 살펴봐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축제에서는 행사장 음식점을 이용한 관광객들 사이에서 조리 상태가 불량한 음식과 냄새나는 밥, 먹다 남은 것으로 의심되는 주류 제공, 불친절한 손님 응대 등에 대한 민원이 잇따랐다.
해남군측은 먹다 남은 소주가 손님상에 제공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고, 문제가 제기된 밥은 폐기한 뒤 새로 조리하도록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진도에서도 음식점 손님 응대를 둘러싼 민원이 제기됐다.
미리 음식과 주류를 주문하고 결제한 손님에게 다른 손님이 바다 조망 자리를 원한다는 이유로 자리를 옮겨달라고 요구했다는 주장이다.
물론 일부 음식점에서 발생한 문제를 축제 전체의 실패로 규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19만2000명의 관광객이 찾은 대한민국 대표 역사문화축제라고 자평한다면 오히려 행사장 곳곳의 작은 문제까지 꼼꼼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더구나 해남군에 따르면 행사장 음식점 7곳 가운데 2곳 정도는 사회단체가 운영했다.
사회단체가 음식점을 운영하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전문 외식업체가 아니었다면 음식 조리와 보관, 위생, 주류 관리, 손님 응대 등에 대한 사전교육과 현장 관리가 더욱 철저했어야 한다.
"사전교육을 했다"는 설명만으로는 부족하다.
축제의 성공을 방문객 숫자로만 포장하는 것은 쉽다. 그러나 관광객 입장에서 축제는 통계표가 아니다.
현장에서 먹은 음식과 서비스, 안전, 편의시설 하나하나가 축제의 기억이 된다.
무대 위에서는 화려한 공연이 펼쳐졌지만 행사장 한편에서는 관광객이 음식과 서비스를 놓고 불편을 호소했다면 '19만2000명 방문'이라는 숫자 뒤에 가려진 현장의 목소리도 함께 살펴야 한다.
특별시가 자화자찬하기에 앞서 물어야 할 질문은 따로 있다. 19만2000명이 왔다는 사실보다 그들이 얼마나 만족하고 돌아갔는가. 그리고 같은 문제가 내년에도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할 수 있는가.
명량대첩축제가 대한민국 대표 역사문화축제로 자리 잡으려면 방문객 수를 늘리는 것만큼 먹거리 위생과 서비스, 현장 관리 수준을 높이는 일이 중요하다.
축제의 품격은 개막식 무대나 보도자료에서 결정되지 않는다. 관광객이 돈을 내고 음식을 먹는 그 자리에서, 안전한 음식이 나오고 손님이 제대로 대접받는지에서 결정된다.
19만2000명의 방문객이라는 숫자가 진정한 성과가 되려면 이제 축제 주최 측이 답해야 한다.
"몇 명이 왔는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무엇을 경험하고 돌아갔는가"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진짜 대표 축제의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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