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S리테일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신상품 개발 방식을 바꾸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확산하는 소비 트렌드를 AI가 조기에 포착하고 이를 상품화하는 방식이다. 상품 개발 기간을 기존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이면서 편의점 업계의 경쟁 방식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GS25는 자체 구축한 'AI 트렌드 분석 시스템'을 통해 발굴한 신제품 '치즈 미역국'과 '카레 당면'을 18일 출시한다. 온라인상에서 관심이 커지는 맛 조합을 AI가 먼저 발견하고 이를 MD(상품기획자)의 기획 역량과 결합해 상품으로 구현한 사례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속도다. 통상 편의점 신상품은 기획부터 출시까지 약 3개월이 걸린다. 반면 이번 제품은 약 1개월 반 만에 출시가 결정됐다. 개발 기간을 50%가량 단축한 셈이다.
이는 편의점 업계의 경쟁 환경 변화와 맞닿아 있다. 초저가 상품과 단독 상품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차별화 상품의 중요성이 커졌고 히트 상품의 생명주기는 짧아졌다. 이에 따라 유행을 얼마나 빨리 포착하고 상품으로 연결하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에는 트렌드가 충분히 형성된 뒤 관련 상품을 내놓는 전략이 통했다면 최근에는 유행 초기에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SNS를 중심으로 특정 음식 조합이나 먹거리 콘텐츠가 단기간에 확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트렌드가 정점에 오른 뒤 상품을 출시할 경우 차별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소비자 관심이 형성되는 초기 단계에서 수요를 포착해야 상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다.
GS25의 AI 트렌드 분석 시스템은 주요 포털과 SNS, 온라인 커뮤니티에 축적된 데이터를 분석해 소비자 관심의 변화 흐름을 추적한다. 단순 검색량뿐 아니라 언급량 증가 추세와 연관 키워드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이른바 '약신호'를 찾아내고 이를 상품 기획에 활용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가 AI가 상품 기획자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기존에는 MD 개인의 경험과 감각이 상품 발굴의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데이터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GS리테일은 AI 활용의 무게중심을 업무 효율화에서 매출 창출 영역으로 옮기고 있다. 상품 개발은 소비자 반응과 실적이 직접 연결되는 분야라는 점에서 AI 활용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대표 영역으로 꼽힌다.
업계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편의점 업계는 최근 초저가 상품과 단독 상품, 협업 상품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차별화 상품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고물가로 소비가 위축된 상황에서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낼 수 있는 상품 기획 역량이 실적을 좌우하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AI를 활용한 트렌드 분석 경쟁이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향후 AI 분석 역량이 히트 상품 발굴 성과와 직결될 경우 상품 개발 프로세스 전반에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유행을 읽는 능력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유행이 만들어지기 전에 신호를 발견하는 역량이 경쟁력이 되고 있다"며 "AI는 단순 분석 도구를 넘어 상품 개발 속도와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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