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 생산기지를 기반으로 성장한 오리온이 한국 생산기지 확대에 나섰다. 중국·베트남·러시아·인도 등 주력 시장은 현지 생산 체제를 유지하면서 미국·유럽·일본 등 신규 시장에는 한국산 제품을 앞세우는 투트랙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공장을 글로벌 사업 확장의 전초기지로 활용하는 전략으로 해석한다.
17일 오리온에 따르면 비쵸비는 다음 달 일본 코스트코 37개 점포에 입점한다. 내년 초 미국 코스트코 판매를 시작한다. 방한 외국인 사이에서 인지도를 확보한 제품을 해외 시장으로 확장하는 전략이다. 꼬북칩과 참붕어빵 역시 국내 흥행을 발판으로 미국 유통망 진출에 활용됐다.
오리온의 수출 실적은 북미를 중심으로 증가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오리온 한국법인 수출액은 약 912억원으로 전년 대비 8.1% 증가했다. 미국 수출액은 457억원으로 40.5% 늘었다. 일본과 유럽 향 수출 물량은 늘어나고 있다.
증가하는 수출 수요에 맞춰 오리온은 생산능력 확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약 4600억원을 투입해 2027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충북 진천에 통합센터를 건설하고 있다. 통합센터가 가동되면 국내 생산능력은 최대 2조3000억원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주목되는 부분은 생산 전략 변화다. 글로벌 식품기업은 해외 사업이 일정 궤도에 오르면 현지 생산 체제를 구축하는 경우가 많다. 오리온은 중국과 베트남, 러시아, 인도에서는 현지 공장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다른 길을 택했다. 현지 생산시설 구축보다 한국 생산 제품 공급을 우선하는 방식이다.
신시장마다 공장을 짓기보다 한국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으로 소비자 반응을 먼저 확인하겠다는 구상이다. 초기 투자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시장성이 검증되면 생산 거점을 현지로 옮기는 선택지를 확보할 수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생산 기반을 갖춘 국가에서는 매출 규모를 확대하고 미국이나 유럽처럼 생산 기반이 없는 국가는 한국에서 만든 제품으로 규모를 키워가는 과정"이라며 "매출 규모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현지 생산 전환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번 투자를 국내 공장의 역할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로 보고 있다. 과거 한국 공장은 내수 공급 중심 기능을 담당했다. 최근에는 글로벌 브랜드 육성과 신시장 검증 기능이 강화되는 모습이다. 방한 외국인을 통해 검증된 제품을 해외 시장으로 연결하는 구조가 점차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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