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통합특별시청 전남청사. /사진=시대DB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 이후 첫 조직개편안이 시의회 본회의에 상정된 가운데, 8년 전 민형배 통합특별시장이 광산구청장 시절 추진했던 '부단체장 내부승진' 이슈가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이번에는 27개 시·군·구 기초단체장들이 부단체장 자체 승진권을 통합특별시에 공식 요구하면서 광역-기초 지자체 간 인사권 갈등과 조정이 핵심 화두로 떠올랐다.



전남광주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는 17일 제1회 정기총회를 열고 '시·군·구 부단체장 인사 자율권 보장'에 공동 대응하기로 의결했다.

협의회의 핵심 요구는 통합특별시와 27개 기초단체가 별도 협약을 체결해 시장·군수·구청장이 부단체장을 자체 승진 및 임명할 수 있도록 자율권을 보장하자는 것이다.

현행 지방자치법 제123조 제4항(구 제110조 제4항)은 시의 부시장, 군의 부군수, 자치구의 부구청장을 해당 기초단체장이 임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행정 현장에서는 광역단체와 기초단체 간 인사교류를 명목으로 광역단체가 부단체장 인사를 사실상 전횡하는 관행이 수십 년간 이어져 왔다.

옛 광주광역시와 5개 자치구는 3급 부구청장에 대해 1대1 교류 방식을 활용했고, 전남도 역시 3~4급 부단체장을 각 시·군에 낙하산식으로 발령해 왔다.

이 같은 관행에 균열을 냈던 대표적 인물이 바로 민형배 현 통합특별시장이다.

민 시장은 광산구청장 재임 시절인 2015년 부단체장 내부승진 의사를 밝혀 광주 광역행정과 대립했으며, 2018년에는 끝내 광산구 부구청장을 자체 내부승진으로 임명하며 기초단체의 부단체장 인사권 독립 논의에 물꼬를 텄다.

그러나 8년이 지난 현재, 민 시장은 광역단체장이라는 완전히 바뀐 위치에서 동일한 이슈를 직면하게 됐다.

이번 요구를 이끄는 김병내 협의회장(남구청장) 역시 2023년 3급 공무원을 자체 승진시켜 부구청장으로 임명하며 광주시와 대립했던 인물이다. 개별 지자체의 반발에 그쳤던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27개 시·군·구가 전면 연대해 일괄 요구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무게감이 다르다.

협의회는 권역별 협약, 27개 시·군·구 일괄 협약, 개별 1대1 협약 등 다양한 이행 방안을 마련해 통합특별시에 공식 건의할 예정이다. 김병내 협의회장은 "방안별 의견을 조속히 수립해 통합특별시에 전달하겠다"고 강조했다.

결국 공은 민 시장에게 넘어갔다.

<시대>가 민 시장 측근을 통해 확인한 결과, 현재까지 부단체장 자체 승진과 관련해 내부적으로 최종 결정된 내용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측근은 <시대>와 통화에서 "아직 내부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 이 문제와 관련해 아침에 보고를 받으셨다"며 "결정은 조직개편이 끝나고 하시는 것이고, 시장·군수님들 상황은 약간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자체장 중) 자체 승진을 하겠다는 분도 있고, (부단체장을) 내려보내 달라고 요청하신 분도 있다"며 "일단 전체적으로 이 부분을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 시장의 과거 광산구청장 시절 입장과 관련해서는 "바뀌지는 않으실 것 같다"며 "시기와 절차를 좀 고민하는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통합특별시는 4부시장 체제를 골자로 한 첫 조직개편안 통과를 앞두고 있으며, 조직개편이 마무리되는 추석 전후 및 10월 초 전보 인사와 맞물려 부단체장 인사 방향이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