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사진=뉴시스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낙마 등 인사 논란에 대한 수습책을 마련하기 위해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이 부심하고 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하면서 청와대는 인사검증시스템뿐 아니라 핵심 참모진까지 개편해야 하는 상황이다.

21일 청와대에 따르면 강 실장은 이날 오전 이재명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강 실장의 사의에 대해 "비서실장이 종합적으로 책임을 지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사의 수리 여부와 관련해 "아직은 제가 어떻게 할지는 결정을 못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앞서 18일 기자회견에서 인사 검증 부족에 대해 "우리의 잘못"이라고 인정하고 인사 시스템을 재점검하겠다고 예고했다.



민주당도 인사 실패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않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전 후보자에 대해 "지켜보면 지켜볼수록 잘된 인사"라고 평가하며 엄호에 나섰다. 민주당은 17일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주도했지만 김 전 후보자는 이틀 뒤 자진 사퇴했다.

서용주 맥 정치사회연구소장은 이날 [시대]와의 통화에서 강 실장의 사의를 "무게감 있는 책임 표명"으로 평가했다. 서 소장은 "김민석 대표도 인사에 관여하지 않았더라도 최소한 이번 인사 실패에 유감을 표명해야 한다"며 당 지도부도 책임 있는 입장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민주당이 수습해야 할 또 다른 사안은 김 전 후보자와 관련한 추가 의혹과 제보 처리 경위다. 김 전 후보자가 사퇴한 19일에는 성추행 등 의혹이 담긴 전직 보좌진의 탄원서가 사퇴에 앞서 청와대에 전달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전직 보좌진은 사퇴 전날인 18일 김 전 후보자를 만나 탄원서 내용을 알리고 사퇴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후보자 측은 보도된 탄원서 내용에 대해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오류가 있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이와 별개로 김 전 후보자 의혹을 제기한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공개한 수사 자료의 입수 경위를 문제 삼고 있다. 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국민을 위해 할 일 하고 받는 보복, 당당하게 받아주겠다"고 적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김 전 후보자와 관련한 추가 의혹을 "수사로 밝혀야 할 사안"으로 규정하면서도 한 의원에 대한 민주당의 대응에 대해 "공세를 강화할수록 한동훈 의원의 존재감이 더 커진다"고 말했다. 서 소장도 "한동훈 의원에게 더 이상 일일이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인사 논란 속에서도 민생과 개헌을 강조하며 국면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김 대표는 20일 개헌추진단 출범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은 오직 민생에 올인 또 올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개헌추진단을 출범시키고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여야 합의 개헌안을 마련해 국민투표에 부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날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와 민주당 지지율이 나란히 올랐다. 이 대통령의 긍정 평가는 전주보다 1.0%포인트 오른 34.8%로 10주 만에 반등했다. 민주당은 4.1%포인트 오른 40.2%, 국민의힘은 3.6%포인트 내린 38.5%로 집계됐다. 양당 격차는 1.7%포인트로 오차범위 안이었다.

다만 해당 여론조사는 김 전 후보자가 사퇴하기 전에 실시됐다.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는 14~18일, 정당 지지도는 17~18일 각각 조사돼 19일 김 전 후보자 사퇴와 이후 제기된 추가 의혹에 따른 여론 변화는 반영되지 않았다.

박 평론가는 "대통령이 국정 성과를 내야 당 지지도도 함께 올라간다"며 민주당이 정부 성과를 뒷받침할 입법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서 소장은 청와대 참모와 당 지도부의 책임 있는 입장 표명을 주문하면서 "집권 여당과 청와대는 일로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두 조사는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를 대상으로 무선전화 100%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실시했다.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조사의 응답자는 2507명, 응답률은 4.1%,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였다. 정당 지지도 조사의 응답자는 1003명, 응답률은 3.5%,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