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마트가 델리를 앞세워 편의점이 주도해온 5000원 안팎 한 끼 시장에 뛰어들었다. 델리를 일상적인 메뉴로 확장해 매일 반복되는 식사 수요를 끌어들이면서 장보기는 마트, 끼니는 편의점이라는 유통 채널의 경계가 옅어지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대형마트들은 5000원 안팎의 소용량 상품을 늘리며 델리를 핵심 먹거리로 육성하고 있다. 델리는 과거 치킨과 초밥 등 집객용 상품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김밥과 핫도그, 즉석식 등 일상적인 식사 메뉴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마트는 올해 들어 두 줄에 3980원인 '반전가격 두줄김밥' 등 저가 델리 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지난달에는 중화요리 5종을 각각 3980원에 선보이며 저가 델리 상품군을 확대했다. 롯데마트는 1500원 핫도그와 4990원 '통짜장어'를 출시했다. 80여종의 세계 각국 메뉴를 소용량으로 구성한 '요리하다 월드뷔페'를 운영하고 있다.
판매 증가세는 뚜렷하다. 이마트의 지난 7월 간편식 델리 매출은 2월보다 13% 늘었다. 롯데마트의 1500원 핫도그는 출시 약 6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30만개를 넘어섰다. 킴스클럽의 '델리 바이 애슐리'는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다.
외식 물가 상승과 1·2인 가구 증가로 저렴하고 간편하게 식사를 해결하려는 수요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했다. 도시락(8.4%), 햄버거(7.5%), 김밥(4.8%) 등 한 끼 품목의 상승률은 이를 웃돌았다.
이에 대형마트는 대용량 장보기를 넘어 소용량·간편식 등으로 델리를 포함한 먹거리 구성을 세분화하고 있다. 장보기와 달리 식사는 매일 반복되는 만큼 델리를 매장 방문의 이유로 만들려는 전략이다. 현장에서 조리하는 델리는 이커머스가 대체하기 어려운 오프라인 매장의 강점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간편한 식사 수요를 둘러싼 경쟁이 유통 채널을 넘나들고 있다고 분석한다. 도시락이나 김밥 등 편의점이 강세를 보여온 시장에서 대형마트 델리가 새로운 선택지로 떠오르며 채널 간 구분이 희미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마트와 편의점의 이용 목적이 뚜렷했지만, 가성비를 따져 먹거리를 고르는 소비자가 늘면서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저렴하고 간편하게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상품 경쟁력이 발길을 이끄는 요소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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