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리브영이 쇼핑을 넘어 관광 목적지로 진화하고 있다. 지역색을 입힌 특화 점포를 앞세워 전국 매장을 관광 코스처럼 연결하고, 어디서나 볼 수 있던 매장을 '그 지역에서만 만날 수 있는 공간'으로 바꾸는 전략이다. 여러 점포를 찾아다니도록 유도해 올리브영에서 시작된 소비를 주변 상권까지 확산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29일 CJ올리브영에 따르면 지난달 부산 수영구에 문을 연 밀락더마켓점은 광안리·민락항 등 지역의 특징을 매장에 담았다. 약 380㎡(115평) 규모의 매장은 제철 K뷰티 상품을 싣고 민락항에 정박한 가상의 선박 '올영호'를 콘셉트로, 항구와 수산물 직판장을 연상시키는 공간으로 구성됐다.
각 상권의 특색을 매장에 녹이는 시도는 전국에서 이어지고 있다. 올 4월 서울 광장시장에 들어선 광장마켓점은 1960년대 상점을 본뜬 복고풍의 '올영양행'으로 꾸며졌다. 6월 개점한 포항 영일대점에는 바다를 바라보며 쉴 수 있는 오션뷰 휴식 공간을 마련했다. 7월에 오픈한 제주 애월점은 관광객 수요를 고려해 스킨케어와 K푸드 상품군을 강화했다.
지역별로 다른 경험을 제공해 다양한 점포로 고객의 발길을 이끌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색 있는 콘텐츠로 점포별 방문 이유를 만들어 여러 곳을 찾도록 하는 것이다. 전국의 매장을 하나의 관광 코스처럼 연결하려는 셈이다.
상권과 결합한 공간 경험은 오프라인 뷰티 시장에서 올리브영의 차별화 요소로 작용한다. 뷰티를 앞세운 오프라인 매장이 늘어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서다. 상품과 서비스 등 운영 요소는 유사하게 구현할 수 있지만 공간 경험은 상대적으로 모방하기 어렵다는 계산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그 지역의 올리브영이 특별하다는 인상을 주면 일부러 찾아갈 이유가 생긴다. 차별화된 매장 경험은 쉽게 복제하기 어려워 경쟁력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수도권에서는 규모 있는 유통 매장 자체가 방문 콘텐츠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략의 효과는 외국인에게서 먼저 나타나고 있다. 지난 5월 글로벌관광상권을 방문한 외국인은 방한 기간 평균 2.8개 올리브영 매장을 찾았다. 강원(105%), 경주(88%), 대전(80%), 전주(62%) 등 비수도권 지역의 올해 1~8월 외국인 매출 증가율은 전국 평균(47%)을 웃돌았다.
매장에 유입된 소비를 주변 상권으로 확산하는 데 공을 들인다. 시장 먹거리와 겹치는 김부각·건과일 등 스낵류를 판매하지 않는 광장시장점이 대표적이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매출을 내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공간으로 만들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리브영은 상권 특화 매장 전략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에서는 상권개발·스토어기획 인력을 모집하고 있다. 오는 11월 신촌에 레트로 콘셉트의 특화매장을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올리브영이 기존 상권 수요를 흡수하는 데서 나아가 주변 소비를 만드는 기능까지 맡고 있다고 평가한다. 비수도권에서 유동 인구를 끌어들이는 앵커 테넌트로서 존재감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비수도권에서는 우선 사람을 상권으로 끌어들이는 게 중요하다. 올리브영을 찾은 고객이 인근 시장이나 카페, 음식점을 이용하면서 소비가 주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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