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오예진이 3일 일본 오카자키 중앙종합공원 다목적광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양궁 리커브 여자 개인전 결승에 출전해 숨을 고르고 있다. /사진=뉴스1


'주몽의 후예'들이 지켜온 아시아 정상의 과녁이 흔들렸다. 마지막 희망이던 오예진(23·광주은행)이 인도의 17세 신예 쿰쿰 아닐 모호드에 패배하면서 한국 여자 양궁 리커브가 아시안게임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 없이 대회를 마쳤다.

오예진은 3일 일본 아이치현 오카자키 중앙종합공원 다목적광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양궁 리커브 여자 개인전 결승에 출전해 쿰쿰 아닐 모호드와 세트 점수 5-5로 비긴 뒤 슛오프에서 8-10으로 졌다.



그는 1세트를 29-27로 따내며 기선을 잡았다. 2세트를 29-29로 비겨 세트 점수 3-1로 앞섰지만 3세트를 29-30으로 내줬다. 4세트를 28-27로 가져와 다시 5-3으로 달아났으나 5세트를 28-30으로 내주면서 승부는 슛오프로 넘어갔다.

리커브 개인전은 세트마다 3발씩 쏴 이기면 2점, 비기면 1점을 얻고 6점을 먼저 따는 쪽이 이긴다. 5세트까지 5-5로 맞서면 단 한 발로 승부를 가리는 슛오프에 들어간다. 이 한 발에서 오예진의 화살은 8점에 꽂혔고 모호드는 10점을 쐈다.

오예진은 앞선 준결승에서 중국의 황위웨이를 세트 점수 7-3으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이 경기에서 쏜 15발 가운데 10발을 10점에 꽂을 만큼 감이 좋았기에 아쉬움은 더 컸다.



전날 강채영·이윤지(이상 현대모비스)와 함께 나선 오예진은 여자 단체전에 이어 개인전에서도 은메달을 땄다. 생애 첫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 2개를 목에 걸었지만 끝내 가장 높은 자리에는 서지 못했다.

대회 내내 불운과 부진이 겹쳤다. 여자 대표팀은 2일 단체전 결승에서 인도에 세트 점수 3-5로 져 1998년 방콕 대회부터 이어온 단체전 7연패 행진을 멈췄다. 강채영-김제덕(예천군청) 조가 나선 혼성 단체전은 준결승에서 중국에 0-6으로 완패한 뒤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양궁은 1978년 방콕 대회에서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이 됐다. 한국 여자 리커브는 단체전을 놓치면 개인전에서, 개인전을 놓치면 단체전에서 금빛 과녁을 꿰뚫었다. 1978년 대회에서 단체전 은메달에 그쳤지만 김진호가 개인전 정상에 섰다. 1994년 히로시마 대회에서는 단체전 동메달의 아쉬움을 이은경의 개인전 금메달로 달랬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는 개인전 금메달을 중국에 내줬지만 단체전에서 정상을 지켰다. 이번 대회 전까지는 여자 단체전에서만 12차례 중 10차례 정상에 올랐다. 1998년 방콕 대회부터 금메달을 놓치지 않았던 한국 여자 양궁의 단체전 연패는 '7연패'서 멈췄다.

이번 대회 결과는 '영원한 1등은 없다'는 냉정한 현실을 드러냈다. 인도는 여자 단체전과 개인전 금메달을 가져가며 신흥 강호로 올라섰다. 중국은 혼성 단체전에서 한국을 꺾었다. 경쟁국의 추격 속도가 빨라진 만큼 선수층과 훈련 체계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