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일 청와대에서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찬 회동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SNS 발언을 통해 범여권 지지층과 직접 소통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자신의 지지층을 겨냥한 '좌아하게' 메시지부터 친청(친정청래)계 지지층을 달래는 글까지 내용도 폭넓다. 참모진의 검토를 거치지 않은 대통령의 메시지가 논란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에도 이 대통령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범여권 지지층에 직접 다가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이 대통령은 3일 자신의 X(엑스·옛 트위터)에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만찬을 비판한 한 지지자의 게시글을 공유하며 "정(청래) 전 대표께서 전당대회 직후 자주 만나고 싶다고 하셨다. 정 전 대표님 입원 당시 제가 위로 통화 중 만나기로 하여 순방을 마치고 귀국 후 만찬 회동을 한 것"이라고 썼다. 이어 "정 전 대표님과 저는 내란의 밤을 함께 싸우고 넘어온 동지"라고 덧붙였다.



해당 게시글은 이 대통령과 정 전 대표가 지난 1일 청와대에서 만찬 회동을 한 것을 두고 한 누리꾼이 "다구리 해놓고 불러다가 우린 공감한다(고) 그러시면 너무 잔인하다"고 비판한 내용이다. 만찬 직후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이 "4시간 동안 진솔한 대화를 나누고 깊은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힌 대목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정 전 대표는 지난 6월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8월17일 전당대회에서 다시 당권에 도전했으나 김민석 대표에게 패했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계파 갈등이 불거지자 이 대통령은 8월19일 김 대표와 정 전 대표, 송영길 의원을 청와대로 불러 화합 만찬을 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일에도 X에 정부의 국정 성과를 다룬 한 지지자의 게시글을 공유하며 "많이들 함께해 주세요. 좌아하게 말입니다"라고 써서 논란이 일었다. '좌아하게'는 이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서 쓰는 은어로 '우아하게'의 '우'를 정치적 좌우의 '좌'로 바꾼 표현이다.

대통령이 공개 계정에서 지지층의 은어를 직접 쓰며 결집을 호소한 것이다. 지지자들은 대통령과의 일체감을 강조하며 환호했지만 범여권에선 우려도 커진다. 청와대 참모진을 거치지 않은 대통령의 메시지가 정치권에 예상치 못한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대통령이 지난달 18일 기자회견 직후 공유한 글의 작성자가 과거 '문조털래유'(문재인·조국·김어준·정청래·유시민) 같은 멸칭을 쓴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 여론이 조성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일 세종특별자치시에서 열린 ‘국민의 목소리, 대한민국을 바꾼다’ 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에 이 대통령은 "익명 글의 인용은 표현된 글 자체를 인용하는 것이지 작성자의 모든 주장을 지지 옹호, 동조, 공감하는 것은 아니다. 인용 글 작성자의 다른 글로 상처받는 분들이 있다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글을 삭제했다. SNS 활동 자체에 대한 우려에 대해선 언론이 자신을 고립시키고 사실을 왜곡했을 때 진실을 알리고 살려준 것이 SNS였다며 국민과 직접 소통의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일에도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장 후보자가 과거 '친윤(친윤석열) 검사'였다고 비판한 범여권 지지자의 글을 공유하며 "100% 완벽한 후보라고 하지는 못하겠지만 국회의 청문 기회를 박탈해야 할 정도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게시글을 올린 날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요청안을 재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