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실기업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기준이 강화됐지만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시가총액 미달에 따른 상장폐지 결정에 반발하는 기업들이 잇따라 소송에 나서고 있다. 동전주 미달 기업들도 합류할 경우 혼란은 더 커질 전망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정부 당국은 부실기업 상장폐지 제도개선안을 내놨다. 이에 따라 코스피는 시가총액 미달 관리종목 지정 기준이 300억원으로, 코스닥은 200억원으로 상향됐고 주가 1000원 미만 '동전주' 요건도 도입됐다.
제도 시행 이후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의 시총 미달 관리종목은 18개사, 주가 미달 기업은 15개사다. 두 기준 모두에 해당하는 기업은 3개다. 상장폐지가 결정된 곳은 1개다. 코스닥에서는 시총 미달이 44개, 동전주는 33개로 중복은 8개였다. 상장폐지 결정이 내려진 곳은 8개다.
다만 정부 당국의 '신속한 부실기업 퇴출'은 법원에서 제동이 걸렸다. 기업들이 한국거래소를 상대로 낸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지난 2일 서울남부지법 민사51부는 케이엠제약의 상장폐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케이엠제약은 지난 9월14일 시총 미달로 상장폐지가 결정됐었다.
판결문에서 재판부는 거래소가 시총 미달 기준을 대폭 올리면서 해당 기업들에 의견 진술이나 이의신청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기준 적용을 앞당긴 점도 비례 원칙을 위반했다고 봤다. 거래소는 부실기업을 퇴출하기 위한 공익적 목적이라고 설명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파장은 확대될 전망이다. 골드앤에스와 핀텔 역시 서울남부지법에 비슷한 취지로 가처분 신청을 냈다. 같은 날 시총 미달로 상장폐지가 예정됐던 코스피 상장사 주연테크가 낸 상장폐지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도 인용됐다.
상장폐지 결정이 내려진 기업들의 퇴출에도 제동이 걸렸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2일 세진티에스와 에이에프더블류의 상장폐지 절차를 보류했다. 두 기업은 상장폐지 결정 후 정리매매가 진행 중이었다.
한국거래소는 이에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해당 사안에 대한 내용을 현재 정리하고 있다"며 "공시 내용대로 두 기업이 상장폐지에 따른 정리매매가 중단된 것은 맞다"고 말했다. 이어 "곧 가처분 인용 관련 거래소의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했다.
강화된 기준에 따라 상장폐지 대상 기업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관건이다. 특히 동전주의 경우 지난 7월 요건이 새로 생긴 만큼 관리종목 지정 이후 90거래일이 지나는 이달 중순 이후 상장폐지 결정 시기가 다가온다. 동전주 퇴출 기업들이 가처분 신청 대열에 합류할 경우 혼란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안유미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정부 당국의 시장 질서 개선이라는 정책목표가 효과적으로 달성되려면 현행 기준의 적용 결과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추가 기준 상향이 기업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해서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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