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수출 지역이 유럽과 중남미로 다변화되고 있다./그래픽=신재민 편집위원


선크림과 스킨케어로 미국과 일본 시장을 사로잡은 K뷰티가 다음 10년 준비에 나섰다. 수출 무대를 유럽·중남미로 넓히는 동시에 헤어·두피와 이너뷰티 등 새로운 제품군으로 외연을 확장하는 모습이다.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등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들은 연구개발 영역을 넓히며 성장 동력 발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상반기 중소기업 화장품 수출액은 50억7000만달러(약 7조727억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30.7% 늘어난 역대 최대치다. 최대 수출국인 미국은 9억6000만달러(약 1조3392억원)로 34.5% 증가했고, 일본은 4억3000만달러(약 5999억원)로 18.5% 신장했다.



주력 시장의 성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유럽과 중남미 비중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권역별로 보면 북미는 10억6000만달러(약 1조4787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6.8% 늘었다. 유럽은 12억6000만달러(약 1조7577억원)로 62.4% 증가하며 북미를 제쳤다. 신흥 시장인 중남미는 131.9% 성장하며 1억2000만달러(약 1674억원)를 기록했다.

성장의 축은 스킨케어에서 헤어·두피로 넓어지는 추세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두발용 제품류 수출액은 4억325만달러(약 5625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3.7% 늘었다. 연간 기준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실적(4억7817만달러·약 6670억원)의 80% 이상을 8개월 만에 달성했다.

ODM 기업들은 차세대 성장 분야 발굴에 속도를 낸다. 주력 분야에서 쌓아온 기술과 소비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디 브랜드가 헤어·두피, 향수 등 새로운 제품군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식이다. AI를 활용해 시장 특성을 분석하고 맞춤형 제품을 설계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콜마는 헤어케어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점찍었다. 기존에 강점을 가진 선케어 기술을 두피에 접목해 두피 전용 자외선 차단 제품을 개발했다. 하반기 국내 출시 이후 내년에는 미국 등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

코스맥스는 헤어케어와 향료 등으로 연구 영역을 다각화해 새로운 수요에 대응한다. 최근 세계화장품학회(IFSCC)에서 기초·색조·선케어부터 헤어케어·향료까지 총 32건의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동아시아·유럽·아프리카계 387명의 두피를 분석해 인종별 특성을 반영한 제품 개발에 나섰으며 사이언스코와 곱슬머리 전용 샴푸 등을 개발하고 있다.

K뷰티의 다음 무대는 이너뷰티와 웰니스다. 피부와 외모 관리에서 일상적인 건강 관리까지 아우르며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는 흐름이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로레알처럼 K뷰티도 전 세계 소비자가 일상적으로 찾는 제품으로 자리잡아야 한다. 헤어케어를 시작으로 건강기능식품과 웰니스까지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과 제품군이 함께 커지면서 K뷰티 성장 공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업계는 ODM의 기술력이 헤어·이너뷰티 등 새 제품군에서도 성과로 이어지면 한국 화장품 전반에 대한 신뢰가 높아질 것으로 본다. 글로벌 시장의 수요를 제품과 브랜드의 성장으로 연결하는 것이 K뷰티의 다음 10년을 좌우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