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8일 개최된 온라인 'FLiPP 테크 세미나'에 참석한 김응용 FLiPP 전문위원(왼쪽부터), 최영석 CTO 부사장, 조흥렬 차세대디스플레이 담당 상무 모습. /사진=FLiPP 테크 세미나 영상 캡쳐


"보통 기술 혁신은 기존의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OLED의 기술적 한계를 없애는 것에 집중했다. 플립(FLiPP)은 LG디스플레이의 기술 노하우의 결정체이자 산업 패러다임을 바꾸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최영석 LG디스플레이 최고기술책임자(CTO) 부사장은 8일 오전 온라인으로 개최된 'FLiPP 테크 세미나'에서 신기술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8월 19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IMID 2026'에서 FLiPP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FLiPP은 LG디스플레이가 자체 개발한 차세대 OLED 패터닝 기술이다. 패터닝은 화면을 구성하는 적·녹·청(RGB) 발광재료를 각각 정해진 위치에 배치해 픽셀을 만드는 공정을 뜻한다.

기존 RGB OLED는 미세한 구멍이 뚫린 얇은 금속판인 파인메탈마스크(FMM)를 기판 위에 놓고 구멍을 통해 발광재료를 증착해 픽셀을 만든다. 틀을 대고 원하는 부분에만 색을 입히는 방식이다. 화면이 커질수록 금속판이 처지거나 화소 위치가 어긋날 수 있어 대형·고해상도 OLED를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FLiPP은 FMM을 없앴다. 기판에 발광재료를 넓게 증착한 뒤 자외선(UV)을 이용해 불필요한 부분을 정밀하게 제거하고 필요한 부분만 남긴다. 이 과정을 적·녹·청 각 색상에 차례로 반복해 하나의 RGB 픽셀을 완성한다.



FMM이 사라지면서 빛을 내는 픽셀 면적이 넓어졌다. 화면 전체 면적 가운데 실제로 빛을 내는 픽셀이 차지하는 비율인 개구율은 FLiPP이 FMM 방식보다 약 55% 높다. 제품 특성에 따라 휘도를 최대 1.6배 높이거나, 수명을 최대 2.4배 늘리거나, 소비전력을 13% 줄일 수 있다.

최 CTO는 "향상된 개구율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고객사와 협의해야 할 부분"이라며 "제품 특성에 따라 어떤 고객은 휘도를, 어떤 고객은 수명을 중심으로 FLiPP을 활용할 것"이라고 했다.
사진은 FLiPP 기술 설명 자료. /사진제공=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FLiPP을 통해 생산 효율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 8세대 FMM 공정은 대형 금속 마스크의 처짐을 막기 위해 원장을 반으로 잘라 사용하는 '하프컷' 공정이 필요했다. 반면 FLiPP은 FMM을 사용하지 않아 8세대 원장을 자르지 않고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23.5인치 패널 기준 원장 활용률은 FLiPP 방식이 약 93%로 FMM 방식(약 75%)보다 높다.

기존 생산설비와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LG디스플레이는 FLiPP에 기존 WOLED에서 사용하는 인라인 증착 방식을 적용했다. FMM처럼 마스크를 원장과 정렬·결합하고 다시 떼어내는 과정을 반복할 필요가 없어 증착 공정 시간도 약 40% 단축된다.

LG디스플레이는 FLiPP을 노트북과 태블릿 등 IT용 OLED에 우선 적용한 뒤 웨어러블·TV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본격적인 양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최 CTO는 "FLiPP은 현재 기술 개발 단계로 양산 적용 시기를 말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며 "당분간은 기존 FMM과 대면적 OLED 기술이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IT용 OLED를 중심으로 적용 가능성을 점검하고 향후 시장 상황과 고객사 요구에 따라 적용 제품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며 "몇 년 후에는 FLiPP이 가장 적합한 OLED 기술로 선택받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