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시스(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국가 간 관계에 있어 굴종적 태도나 사대적 태도는 지양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미 관계 불안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외교안보라인을 쇄신하는 등 미국에 저자세로 대응할 뜻이 없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13일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대한민국과 한미 동맹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나가는 한편 우리를 둘러싼 주요 강국들과의 관계 관리도 여전히 중요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가 간 이견이 발생하는 것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다고 했다. 그는 "국가들이 각각의 국익을 추구하는 데 언제나 일치할 수 있겠는가"라며 "문제를 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자칫 잘못하면 국가 간의 이익 경쟁에서 우리의 국익을 희생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 대통령의 발언은 한미 관계에 이상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한국 정부의 민감 정보 보안 관리 소홀 등을 이유로 한국에 대한 대북 정보 공유를 일부 제한하고 있다. 지난 6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북한 사이버 위협 대응 한미일 회의에는 국가정보원이 참석하지 못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3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북한의 제3 우라늄 농축시설 후보지로 평안북도 구성을 언급한 것 등이 주된 배경으로 거론된다.

한편 이 대통령은 "우리 산업통상부 장관과 통상교섭본부를 비롯한 공직자 여러분이 대외 협상에서 많이 고생하고 있다"며 "한미 관계에 있어서도 투자 대상으로 지목된 여러 나라 중 아마 가장 오래 협상이 계속됐고 가장 국익에 부합한 결론을 낸 것이 대한민국"이라고 했다.



산업부는 제1호 대미 전략투자 사업으로 미국 텍사스주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사업을 확정했다. 미국 내 대형 원전 8기 건설도 추진하기로 미국 측과 합의했다.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은 상업적 합리성 등을 고려해 추가 검토할 계획이다.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과 관련,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에 "북한 지뢰에 우리 군인의 발목이 날아갔는데도 '불의의 사고'라고 하는 것이 굴종적 태도"라며 "쿠팡 해킹범이 중국인으로 밝혀졌는데도 '어쩌라고요'라고 하는 것이 사대적 태도"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대미투자 협상에 대해 '가장 국익에 부합한 결론을 냈다'고 주장했다"며 "알래스카 LNG 사업 하나라도 해결하고 그런 말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