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클 우드퍼드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가 12일(현지시간) 로버트 홀 스탠퍼드대 명예교수와 함께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발표됐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두 사람이 거시경제 안정화의 미시경제적 기초를 세웠다고 평가했다. 우드퍼드 교수는 중앙은행이 앞으로의 금리 경로를 알려 시장의 기대를 움직이는 '포워드 가이던스(금리 예고)'의 이론적 토대를 놓은 학자로 꼽힌다.
같은 날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선 한은의 금리 예고가 도마에 올랐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인상 신호가 국채 금리와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에 먼저 반영돼 가계를 변동금리 대출로 몰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시장에 쫓겨 나중에 방어적으로 금리를 올리는 상황보다 훨씬 더 경제적 비용이 적다"고 반박했다.
국감의 지적은 예고가 빗나갔다는 것이 아니라 먹혔다는 것이다. 금리 예고는 기준금리보다 시장금리를 먼저 움직이려고 만든 장치다. 한은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기준금리가 2.50%에 묶여 있던 연초부터 첫 인상 전날인 7월 15일까지 0.93%포인트 뛰었다. 7·8월 두 차례 인상 뒤로는 0.06%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은행 신규 주담대 가운데 고정금리 비중은 지난해 10월 94.0%에서 올해 7월 31.9%로 떨어졌다. 이 기간 시장금리엔 중동 전쟁과 미국 금리 상승도 함께 작용했다.
한은은 올해 2월부터 금통위원 7명이 6개월 뒤 적정 금리를 점 3개씩 찍어 공개한다. 국제결제은행(BIS)이 2022년 4개국의 금리 경로 공개를 분석한 결과, 전망 기간이 길수록 시장이 이를 믿는 정도가 떨어졌다. 한은도 "전망 시계가 확대될수록 실제 정책결정과 전망 간 차이가 커질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우드퍼드 교수는 2012년 논문에서 스웨덴 중앙은행 사례를 짚었다. 이 은행이 2009년 4월 2011년 초까지 저금리를 유지하겠다는 경로를 내놓자 두 시간 만에 장기금리가 오히려 올랐다. 시장은 경로를 '더는 내리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었다. 그는 앞으로 금리를 어떤 원칙으로 정할지 설명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스웨덴 중앙은행은 금리 경로를 "약속이 아니라 전망"이라고 설명해왔다. 한은도 금리 전망을 "'수정 구슬'이 아니라 … '내비게이션'에 가깝다"고 소개한다.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8월 잭슨홀 연설에서 금리 예고가 금융위기 때는 필수였지만 너무 오래 머물렀다고 했다. 시장은 연준 예고에, 연준은 시장 가격에 기대면 둘 다 새로운 변화를 놓친다는 것이다. 그는 점도표에 자기 점을 찍지 않고, 9월 금리를 올리면서도 다음 행보는 밝히지 않았다.
한은은 22일 금통위를 연다. 우드퍼드 교수는 수상 직후 기자회견에서 "시장에서 지출 등에 관한 결정을 내리는 사람들이 향후 정책을 어떻게 예상하고 이해하느냐가 실제 정책 효과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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