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69회 그래미 어워즈'가 신설한 아시안 팝 부문이 그룹 방탄소년단(BTS)·스트레이 키즈의 출품 고사와 차별 논란에 부딪히며 시작부터 역풍을 맞고 있다.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는 12일(현지 시각)부터 제69회 그래미 어워즈 후보 선정을 위한 1차 투표에 돌입했다. 이번 시상식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K팝과 J팝 등을 아우르기 위해 신설된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 부문이다.
미국 음악 전문 매체 빌보드에 따르면 해당 부문에는 총 116편의 작품이 접수돼 후보 지명 기준선(40편)을 넘겼으나,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K팝 대표 주자들이 대거 명단에서 이탈하면서 시작부터 '반쪽짜리' 시상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BTS·스키즈 불참에 언어 기준 논쟁도…일본 가수 참여 두드러져
가장 큰 파장을 부른 대목은 K팝 주역들의 자발적 출품 고사다. BTS는 정규 5집 '아리랑'과 타이틀곡 'SWIM'으로 활동했지만, 이번 그래미 어워즈에는 작품을 제출하지 않기로 했다. 멤버들은 "음악이 지역이나 언어로 나뉘기보다 그 자체로 사랑받길 바란다"라며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빌보드 200'에서 통산 9차례나 1위를 차지한 스트레이 키즈 역시 지난 8월 마감 기한 내에 작품을 출품하지 않았다.
신설 부문의 자격 요건이 K팝의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나 이상의 아시아권 언어를 의미 있게 사용해야 한다'는 기준 탓에 영어 곡 비중을 높이며 글로벌 시장에서 활동해 온 블랙핑크 등 주요 K팝 가수들이 오히려 후보 자격을 얻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처럼 K팝 주요 그룹들이 출품을 거부한 가운데, 공개 캠페인은 일본 아티스트들이 주도하고 있다. 확인된 26건 가운데 요네즈 켄시와 요아소비 등 일본 뮤지션의 작품이 11건으로 가장 많았다.
신설 부문의 자격 요건이 K팝의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나 이상의 아시아권 언어를 의미 있게 사용해야 한다'는 기준 탓에 영어 곡 비중을 높이며 글로벌 시장에서 활동해 온 블랙핑크 등 주요 K팝 가수들이 오히려 후보 자격을 얻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처럼 K팝 주요 그룹들이 출품을 거부한 가운데, 공개 캠페인은 일본 아티스트들이 주도하고 있다. 확인된 26건 가운데 요네즈 켄시와 요아소비 등 일본 뮤지션의 작품이 11건으로 가장 많았다.

미확인 출품설에 팬덤 '시끌'…해외 비평계도 비판
온라인상에서는 다른 그룹들의 출품 여부를 둘러싼 추측이 이어지고 있다. 유포된 리스트에 아이브, 에이티즈, 코르티스 등이 언급되자 팬덤 내에서는 "차별적 부문에 출품하는 것이 맞느냐",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는 보이콧 기조가 아니었나"라는 비판과 "수상 기회를 잡는 것도 현실적인 선택"이라는 반론이 맞섰다.
해외 비평계에서도 새 부문을 향한 우려가 쏟아졌다. 미국 매체 틴 보그의 문화 칼럼니스트 아얀 아르탄은 칼럼에서 이번 조치가 비백인 아티스트를 주요 부문에서 분리해 온 그래미의 관행을 되풀이할 수 있다고 짚었다. 영국 매체 뉴 스테이츠먼의 엘라 돈 역시 그래미가 제시한 아시안 팝의 특징이 K팝의 음악적 특성과 상당 부분 겹친다는 점을 꼬집었다.
이에 K팝 업계는 그래미의 투표 시스템에는 참여하면서도 출품은 거부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박진영 JYP CCO를 비롯해 BTS, 스트레이 키즈, 세븐틴 등은 레코딩 아카데미 투표 회원 자격을 유지하고 있다. 시상식 내부에서 영향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작품은 출품하지 않음으로써 부문 신설에 대한 반대 의사를 드러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래미 측은 아시아 음악계 관계자들과 논의한 끝에 새 부문을 유지하기로 했다. 하비 메이슨 주니어 레코딩 아카데미 CEO는 유지에 찬성하는 목소리가 더 컸고 출품작도 충분히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해당 부문은 2027년 시상식에서 예정대로 운영된다. 다만 아시아 음악을 별도 부문으로 시상하는 방식이 적절한지를 둘러싼 논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레코딩 아카데미 회원들의 1차 심사는 오는 22일 마무리되며, 치열한 예선을 거친 최종 후보 명단은 다음 달 16일 베일을 벗는다. 영예의 그라모폰 트로피를 차지할 주인공은 2027년 2월7일 미국 LA 크립토닷컴 아레나 무대에서 가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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