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지하철 9호선의 출근시간대 급행열차 운행이 8회 늘어난다. 전동차 추가 도입이 지연되자 서울시가 기존 일반열차를 급행열차로 돌려 '지옥철'로 불려온 9호선 급행열차의 혼잡도를 낮추기로 했다. 서울 외곽에서 도심까지 중간 정류소를 건너뛰는 급행버스도 시범 도입된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이 같은 내용의 '대중교통 급행 운영 방안'을 다음 달 16일부터 시행한다. 새 전동차를 추가하지 않고 기존 차량의 운행 효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시간대별 이용 수요에 맞춰 9호선 급행·일반열차 운행 비율을 조정하는 것은 개통 이후 처음이다.
9호선은 여의도와 강남 등 주요 업무지구를 지나 출퇴근시간대 승객이 집중되는 노선이다. 운용 가능한 차량을 최대한 투입하고 있지만 출근시간대 최고 혼잡도는 하선 급행(동작→노량진) 구간이 192.5%, 상선 급행(노량진→동작) 구간이 182.3%에 달한다. 여장권 서울시 교통실장은 "혼잡도 190%는 안전사고 위험까지 우려할 정도로 높은 수준"이라며 "차량을 추가 도입하기까지 기다리기보다 열차 운행 스케줄을 조정해 혼잡도를 낮출 수 있는 방안을 검토했다"고 말했다.
시는 오전 5시40분부터 7시까지 상선(개화→중앙보훈병원 방향) 열차를 급행 2대, 일반 1대 순으로 운행한다. 현재는 급행과 일반열차가 한 대씩 번갈아 운행한다. 열차를 집중 배치하는 시간도 앞당긴다. 출근시간대는 오전 6시30분에서 5시40분으로, 퇴근시간대는 오후 4시30분에서 4시로 각각 조정한다.
이에 따라 동작역 급행열차 기준 오전 7시부터 8시30분까지 배차간격은 상선이 6분20초에서 6분으로, 하선은 8분40초~13분에서 6분20초~8분으로 짧아진다. 출근시간대 최고 혼잡도는 하선이 192.5%에서 172.1%로 20.4%포인트, 상선은 182.3%에서 174.2%로 8.1%포인트 낮아질 전망이다. 퇴근시간대 하선 최고 혼잡도 역시 180.5%에서 160.3%로 20.2%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가 추진해온 전동차 증차 사업의 차질도 이번 운행 개편의 배경이 됐다. 시는 2024년 12월 다원시스와 전동차 24칸(4편성) 구매 계약을 체결했으나 납품 지연 등 사유로 올해 4월 계약을 해제했다.
여 실장은 "당초 계획대로 4편성을 다시 발주하더라도 빨라야 2030년쯤 도입할 수 있는 데다, 가격 상승에 따라 타당성 조사 등 추가 행정 절차를 거치면 시기가 더 늦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190%대 혼잡 문제를 새 차량 도입 때까지 방치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기존 차량의 운행 방식을 조정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마련한 것이다.
시는 이번 조정으로 약 660억원을 들여 전동차 24칸(4편성)을 추가 투입하는 것과 비슷한 수송력 개선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개편 이후에도 출근시간대 급행열차 최고 혼잡도는 여전히 170%대에 이를 전망이다. 시는 우선 2편성을 발주하고 이번 운행 개편에 따른 혼잡도 개선 효과를 지켜본 뒤 추가 증차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시는 '중앙차로 간선 급행버스'도 운행하기로 했다. 기존 간선버스 일부를 출근시간대 급행으로 운행해 중앙버스전용차로의 추월차로를 이용, 일부 정류소를 건너뛰는 방식이다. 시범 노선은 ▲급행150번(도봉차고지→시청역) ▲급행370번(강동차고지→충정로역) ▲급행470번(상암차고지→시청역) ▲급행605번(강서차고지→영등포역) 등 4개다.
예를 들어 급행150번은 도봉산역과 쌍문역에서 승객을 태운 뒤 수유역·미아역 등 중간 정류소를 건너뛰고 종로·시청 일대에 정차한다. 각 노선은 새벽 1회와 출근시간대 2회 등 하루 3회 운행한다. 일반 노선과 비교하면 정차 정류소는 45.8% 줄고 이동시간은 약 10%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급행버스 도입에는 서울 외곽 주민의 도심 접근성을 높이려는 취지가 담겼다. 수도권 주민은 GTX나 광역급행버스를 이용해 서울 도심까지 빠르게 이동할 수 있지만 서울 외곽 지역에서는 이 같은 급행 교통수단을 이용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시는 시범 운영 결과를 토대로 향후 노선 확대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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