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가 이달 들어 장중 6000 아래로 밀리는 등 약세를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주식 덕'에 호실적을 낸 저축은행·보험사 등 2금융권의 하반기 실적에도 경고등이 들어왔다. 대출과 보험 영업 같은 본업이 뒷걸음질 치는 사이 증시가 빈자리를 메워왔는데 그 버팀목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0.44% 내린 6008.81로 마감했다. 오후 3시5분쯤에는 5944.65까지 밀렸다가 가까스로 6000 상단에 턱걸이했다. 전날(13일)에도 코스피는 장중 5911.11까지 밀리기도 했다. 코스피가 6000선 아래로 밀렸던 것은 지난 7월말 이후 이달 13일이 처음이었다. 코스콤 집계로는 3분기(7~9월)에만 19.33% 떨어져 주요국 증시 가운데 하락률이 가장 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저축은행 79곳의 순이익은 7658억원으로 1년 전보다 198% 늘었다. 순이익을 끌어올린 건 주식·채권 등 유가증권 투자였다.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 1년 전보다 4012억원 늘어나는 동안 본업인 대출로 번 이자이익은 254억원(0.9%) 느는 데 그쳤다. 이마저도 예금자에게 내주는 이자가 줄어든 덕이다.
대형사 자산 구성도 달라졌다. 자산 5조원 이상 저축은행 5곳(SBI·OK·한국투자·웰컴·애큐온)의 6월 말 대출채권은 34조3404억원으로 1년 전보다 5.3% 줄었다. 부실채권 매각·상각 영향도 있지만, 같은 기간 주식·채권·펀드 등 유가증권은 4조1527억원에서 4조6051억원으로 10.9% 늘었다. 한도 규정을 맞추려 1분기 금융주 일부를 판 OK저축은행을 빼면 나머지 4곳의 유가증권은 49.3% 불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대출채권이 13.1% 줄고 유가증권이 76.3% 늘었다. 애큐온저축은행의 유가증권은 1년 새 2.5배가 됐다.
본업이 막힌 배경엔 규제와 금리가 있다. 지난해 6·27 대책으로 신용대출 한도가 연소득 이내로 묶이면서 중금리대출도 영향을 받았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6월 말 민간 중금리대출 잔액은 18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말(17조6000억원)과 큰 차이가 없다. 한국은행이 7·8월 잇달아 기준금리를 올려 연 3%가 됐지만 저축은행엔 반갑지만은 않다. 대출금리는 법정 최고금리(연 20%)에 막혀 올리기 어렵고, 예금금리는 시중 금리를 따라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생명보험사도 구조가 비슷하다. 상반기 생보사 순이익은 3조9254억원으로 17.7% 늘었지만 본업인 보험손익은 1조9297억원으로 26.2% 줄었다. 투자손익은 2조6803억원으로 51.6% 늘며 보험손익을 앞질렀다. 금감원은 금리 상승으로 채권 가치가 떨어졌는데도 "보험부채 감소 및 주식 가치 상승 등으로 총자본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주가가 빠지면 이익과 자본이 함께 흔들릴 수 있는 구조다.
정책은 오히려 2금융권의 주식 투자를 넓히는 쪽으로 가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2월 '저축은행 건전 발전방안'에서 대형 저축은행의 주식 보유 한도를 자기자본의 50%에서 100%로 늘리기로 했다. 보험업권엔 지급여력비율(K-ICS)을 계산할 때 주식 위험액을 줄여주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금융위는 "기존 한도를 초과하는 주식 등은 자본비율 산정 시 위험가중치를 상향하는 등 리스크관리를 강화하므로 감내 가능한 자본여력 이내에서 투자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업계도 주식 의존이 계속될 수 없다는 점은 인정한다. 저축은행중앙회는 하반기에도 흑자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자본시장 변동성 확대 등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봤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유가증권 운용수익 등 비영업 수익의 비중이 높은 점을 감안해 영업 확대를 통한 영업수익 기반 강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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