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연 실황 영화와 라이브 뷰잉, 가상현실(VR) 콘서트까지 K팝 콘텐츠의 극장 상영이 확대되면서 영화관이 팬덤의 새로운 관람·교류 공간으로 떠오르고 있다. 공연장의 수용 한계와 티켓 확보의 어려움을 보완하고 극장에는 새로운 관객층을 유입할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기획사와 극장의 협업은 단순 상영을 넘어 체험형 콘텐츠로 확장되고 있다. 오는 24일부터 31일까지 열리는 '하이브 씨네 페스트 2026'은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엔하이픈의 공연 실황 영화와 방탄소년단의 부에노스아이레스·상파울루 공연 라이브 뷰잉을 선보인다. 응원 상영과 포토존, 공식 상품 판매도 마련했다. 스트레이 키즈도 다음 달 7~8일 일본 도쿄돔 공연 라이브 뷰잉을 열고, 멤버별 랜덤 특전을 제공한다.
콘서트 실황 영화는 극장에서도 K팝 팬덤의 관람 수요가 형성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임영웅의 '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은 2024년 국내에서 약 36만명의 관객을 동원하고 101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세븐틴, 아이유 공연 실황 역시 팬덤의 다회차 관람을 이끌었다.
극장 상영은 현장 공연을 대체하기보다 관람 기회를 보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인기 공연의 티켓을 구하지 못하거나 해외 공연에 갈 수 없는 팬들에게 대안이 되며, 응원 상영은 팬덤의 교류 경험을 더한다. 극장도 VR 등 새로운 기술과 이벤트를 통해 일반 관객과는 다른 수요를 끌어들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기획사로서는 이미 제작한 공연 영상을 극장 콘텐츠로 활용해 공연장 밖에서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한 엔터 업계 관계자는 "아이돌이 많아지면서 공연장 대관 경쟁이 치열해졌다. 그래서 팬들의 관람 수요를 현실적으로 모두 감당하기 어렵다"며 "극장은 물리적 제약을 넘어 더 많은 국내외 팬에게 아티스트의 무대를 선보일 수 있고, 회사 입장에서도 완성된 공연 IP의 부가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다만 수요가 곧장 수익성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팬덤 규모에 따라 흥행이 엇갈리고, VR 기술 구현이나 해외 중계 송출 비용도 적지 않다. 일반 영화보다 높은 실황 영화의 티켓 가격은 지속적인 관람과 다회차 소비를 유도하는 데 경제적 진입장벽이 될 수 있다.
극장 상영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으려면 가격 부담을 감수할 만한 관람 경험이 뒷받침돼야 한다. 공연 영상만으로는 현장 공연과 차별화하기 어려운 만큼, 팬덤의 재관람을 이끌 콘텐츠와 부가 프로그램을 얼마나 꾸준히 선보이느냐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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