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정 형편 때문에 학업을 중단했던 방글라데시 여성 청소년들이 직업기술을 익혀 경제적 자립의 길을 찾았다. 코이카(KOICA·한국국제협력단)가 유니세프(UNICEF·유엔아동기금)와 함께 기술교육과 취업·창업 지원을 통해 교육 기회에서 소외된 여성들의 사회 진출을 도왔다.
코이카는 지난 12일 '방글라데시 시장수요 기반 직업기술훈련을 통한 학교 밖 여성 청소년 역량강화사업' 종료식을 개최했다고 19일 밝혔다. 유니세프, 방글라데시 정부와 협력해 추진한 이 사업은 2022년부터 5년간 현지 7개 지역에서 학교 밖 여성 청소년과 청년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지원 대상은 15~24세 여성 약 1만8000명이다. IT, 휴대전화 수리, 자동차 정비, 재봉, 미용, 운전 등 노동시장 수요를 반영한 기술교육을 제공하고 현장 실습과 취업·창업 지원을 연계했다. 사업 참여자의 누적 취창업 연계율은 84%로 집계됐다.
방글라데시에서 휴대전화 서비스센터 인턴으로 일하는 레스마 볼라(23)는 8년 전 가정 형편으로 학교를 그만뒀다. 이후 코이카와 유니세프의 직업기술훈련에 참여해 휴대전화 수리 기술을 배웠다. 수료 후에는 동네 주민들을 대상으로 수리와 판매 일을 하며 자신감을 얻었다. 레스마를 가르치고 고용한 오마르 살만도 고객층을 넓히고 수익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됐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레스마는 "더는 성별이 내 능력을 제한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당분간 집안 형편에 보탬이 되면서 공부와 노력을 이어가 미래에는 나만의 사업장을 마련하고 싶다"고 말했다.
여성 청소년의 기술교육 기회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유니세프와 유엔여성기구, 플랜인터내셔널이 2025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방글라데시는 여성 청소년·청년의 디지털 기술 보유 비율이 2% 이하인 국가군에 포함됐다. 국제노동기구(ILO)도 방글라데시의 기술·직업교육 체계에 성별 편견과 불평등한 교육 기회가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 중단의 배경에는 빈곤과 조혼 등 사회적 요인이 자리한다. 방글라데시는 18세 이전에 결혼하는 여성의 비율이 높은 국가 중 하나다. 학업을 중단한 여성은 교육 기회뿐 아니라 취업·창업에서 제약을 겪을 수 있다. 직업기술 교육과 함께 사회적 장벽을 낮추는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코이카와 유니세프는 기술교육에 더해 가족·지역사회의 인식 개선에 나섰다. 여성 취업·창업을 지지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지역사회 참여 프로그램과 사회행동 변화 캠페인을 진행했다. 창업을 선택한 여성에게는 금융 서비스 연계를 지원했다. 일부 여성 창업가들은 지역에서 가게를 열어 3개월 이상 사업을 이어갔다.
직업훈련의 성과는 교육 수료 인원이나 취업 연계율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수료자가 안정적인 소득을 얻고 일자리를 유지하는지, 창업한 사업을 지속하는지가 경제적 자립의 중요한 기준이다. 여성의 기술 습득과 노동시장 진입을 가로막는 사회적 장벽을 함께 낮추는 일은 과제로 남았다.
김지훈 코이카 방글라데시 사무소장은 "여성 청소년의 역량과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동시에 교육받은 청년들이 실질적으로 경제적 자립을 해나갈 수 있도록 방글라데시 정부 및 국제기구 등과 긴밀히 협력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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