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원 한미전략투자공사 사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재정경제기획위원회의 한국수출입은행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인사말 및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뉴스1


한미전략투자공사의 첫 국정감사에서 리스크관리위원회의 사전 점검 없이 첫 투자금 24억달러(약 3조2000억원)를 보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민의힘은 투자 책임자와 감사 자리마저 비어 있다며 관리 체계를 문제 삼았고 민주당은 법률 분쟁에 대비해 전문 인력을 늘리라고 주문했다.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은 20일 국회에서 열린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국정감사에서 "3조원 이상 되는 돈이 송금됐는데 리스크관리위원회 회의는 그 뒤에 했다. 사전에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투자사업 선정이 제일 큰 리스크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6월 출범한 공사는 3500억달러(약 466조원) 대미투자를 집행하는 기관이다. 10월1일에는 1호 사업인 텍사스주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프로젝트 스타)에 24억달러를 송금했다. 총사업비는 223억달러(약 29조7000억원)다. '대한민국과 미합중국 간 전략적투자의 운영 및 관리를 위한 특별법'(한미전략투자법) 30조는 리스크관리위원회가 투자 과정의 재무·법률 리스크를 사전에 점검하도록 정하고 있다.

박종원 공사 사장은 "사업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사업관리위원회와 운영위원회가 계속 열리고 국회 보고도 있었다"며 "리스크관리위원회는 결정된 사업에 대해 향후 진행 과정에서 계속 리스크 관리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 의원은 "별도 위원회를 설치하라는 법적 근거까지 국회에서 줬는데 사업 선정은 안 하고 나중에 관리만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맞받았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이 인력 현황을 묻자 박 사장은 "현재 직원 32명이 근무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원 4명을 포함한 정원 50명 가운데 18자리(36%)가 비어 있다. 정 의원이 "국제투자인데 국제통상법이나 국제거래법 관련 법률 전문가가 있느냐"고 묻자 박 사장은 "한국·미국 변호사와 회계사, 재무위험관리사(FRM) 등 11명이 근무하고 있다"고 답했다. 정 의원은 "분쟁이 발생했을 때 대응할 국제거래법이나 계약법 전문가가 꼭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리스크관리위원 가운데 법률 전문가는 미국 변호사 1명이라는 답변에 정 의원은 "이 정도로 3500억달러나 투자하는 리스크를 제대로 관리할 수 있겠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박 사장이 "대형 법률자문사도 고용해 체계적으로 관리할 예정"이라고 하자 정 의원은 "그 정도로는 안 된다. 자체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리스크관리위원회는 한 번 열어 보고만 받은 것 아니냐"며 "평가는 아직 한 번도 한 적이 없지 않느냐"고 따졌다.

전략투자본부장은 6월18일 임명됐다가 두 달 만에 물러났고 감사도 선임되지 않았다. 박 사장은 본부장 사임을 두고 "일신상의 이유"라고 밝혔다. 임이자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투자를 책임질 임원도, 내부통제를 점검할 감사도 없는 상태에서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는 것은 굉장히 불안정해 보인다"며 "조속히 임원들을 채용하라"고 촉구했다.

운영위원회 당연직 위원인 박 사장은 1호 사업 의결에 "찬성했다"고 말했다. 리스크관리위원회 검토를 거친 판단이었느냐는 임 정책위의장의 질문에는 "사업관리위원회의 검토 결과에 대해 찬성했다"고 답했다. "20년간 회수 금액을 얼마로 봤느냐"는 물음에는 "공개된 장소에서 말씀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국회에 비공개를 전제로 보고드린 것으로 안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