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를 뒷받침하기 위한 초광역특구법을 발의했다. 최대 쟁점인 '주 52시간제 예외 특례'를 포함한 법안을 먼저 내놓고 관련 조항을 제외한 법안도 별도로 제출하기로 했다. 노동시간 규제 완화를 놓고 경영계와 노동계의 입장이 맞서자 두 법안을 함께 심사해 최종안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인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지방주도성장을 위한 초광역권전략산업특구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을 대표발의했다.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여당 간사인 최기상 의원도 노동시간 특례를 제외한 별도 법안을 이르면 오는 21일 발의할 예정이다.



초광역특구법은 당초 정부가 추진해 온 메가특구특별법의 명칭을 바꾼 법안이다. 정부의 '5극 3특' 성장전략에 맞춰 지방에 대규모 산업거점을 조성하고 투자 기업에 규제 특례와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인허가 절차 단축과 재정·금융·세제 지원 등을 통해 지방의 첨단산업 투자를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다.

두 법안의 가장 큰 차이는 노동시간 특례 포함 여부다. 박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에는 신상품, 신기술 연구개발(R&D)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 가운데 근로소득 상위 3%에 해당하는 인력을 주 52시간 근로시간 상한 적용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white collar exemption) 조항이 담겼다.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기간을 현행 최대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하고 기간제 근로자의 사용기간을 2년에서 최대 4년으로 늘리는 내용도 포함됐다. 반면 최 의원이 마련한 법안에서는 이 같은 노동 관련 특례 조항들이 제외됐다.



민주당이 두 법안을 별도로 추진하는 것은 정부의 지역 성장 정책을 뒷받침하면서도 노동계의 반발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당초 초광역특구법은 지난 9월 발의해 연내 처리하는 것이 목표였지만 노동시간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경영계와 이에 반대하는 노동계의 입장이 맞서면서 논의가 지연돼 왔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법안의 주요 쟁점인 노동시간 특례 등을 둘러싸고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이 있음을 잘 알고 있다"며 "처리 시점을 못 박지 않고 충분한 숙의와 토론을 거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두 법안을 병합 심사해 최종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그러나 노동시간 특례가 포함된 법안이 발의되면서 범여권과 노동계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조국혁신당은 김선민 정책위의장 명의의 논평을 통해 "핵심 쟁점인 노동시간 특례를 정부 여당이 먼저 법안에 담아 던지는 것은 사회적 대화의 의미를 훼손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진보당도 해당 법안을 '반노동·친기업' 법안으로 규정하고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양대 노총도 반발에 가세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성명을 내고 "사회적 대화를 무력화했다"고 비판하며 법안 저지를 위한 투쟁을 예고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노동시간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수진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최첨단 기술이나 연구소 직종 관련해선 실제 주52시간제가 의미가 없다"면서 "이번 기회에 주 52시간제가 풀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민주당에서는 초광역특구 조성을 지원하기 위한 추가 입법도 추진되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정진욱 민주당 의원은 특구 입주 기업이 전력시장을 거치지 않고 직접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전력구매계약(PPA) 특례를 마련하고, 전기요금을 최대 50% 감면하는 내용을 담은 별도 법안을 다음 주 발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