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1월 시행을 앞둔 가상자산 과세가 국회 국정감사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여당은 제도가 세 차례 유예된 만큼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고 압박한 반면 야당은 해외·탈중앙화 거래를 추적할 수단과 과세 체계가 미비하다며 추가 유예 필요성을 제기했다. 대미투자와 초과세수를 재원으로 한 미래대응기금 등 재정 운용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윤후덕 민주당 의원은 22일 재정경제부·국세청 등을 대상으로 한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종합감사에서 "미국·일본·독일·영국 등 48개국이 이미 가상자산에 과세하고 있다"며 "세 번이나 유예하고 또 유예하려는 논의가 되풀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상자산 과세는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을 양도·대여해 생긴 연간 소득 가운데 250만원을 넘는 금액에 20%의 소득세(지방소득세 포함 22%)를 매기는 제도다. 2020년 말 소득세법 개정으로 도입돼 2022년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과세 체계와 투자자 보호 장치 미비 등을 이유로 세 차례 연기됐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준비 부족을 문제 삼으며 시행을 미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 의원은 "과세 대상인 '대여'의 정의가 법에 없는데도 고시로 기준을 정하려는 것은 헌법 제59조 조세법률주의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며 "해외 거래소와 탈중앙화거래소(DEX)는 거래 명세 제출 의무가 없어 추적이 어렵다. 거래소의 과세 자료 집계 시스템 구축에도 6~9개월이 걸린다"고 비판했다.
국세청은 한계를 일부 인정했다. 박해영 국세청 차장은 "DEX나 해외거래는 100% 자료 부분들을 확보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CARF(암호화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와 해외금융계좌 정보 수집 등을 통해 과세 누락을 최소화하도록 2026년 말까지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답했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업계와 국회 의견을 모아 최대한 숙고해서 판단토록 하겠다"며 시행 여부에 대한 확답을 피했다.
국세청은 관련 고시안을 이달 말까지 확정할 예정이다. 재정경제기획위원장인 조승래 민주당 의원도 이날 정부로부터 이 같은 내용의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대미투자를 두고는 정부가 미국 요구에 끌려가선 안 된다는 주문이 나왔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일본과 비교해 우리 정부가 상당히 수세적인 입장"이라며 "미국 내에서도 알래스카 투자의 사업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보고서가 잇따른다"고 말했다. 일본은 별도법 없이 정부 재량으로 투자를 집행하는데 우리는 법을 만들어 추진하다 보니 일정이 늦어지고 선제 대응도 어렵다는 지적이다.
정 의원은 "양국에 이익이 되는 사업을 먼저 발굴해 제시해야 한다"며 "무조건 끌려가기만 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이 부총리는 "원전 협력 논의도 그런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의원은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의 사업성을 누가 검토하는지, 참여하지 않을 여지는 있는지를 캐물었다. 이 부총리는 "상업적 합리성은 한국이 검토한다"며 "이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데 먼저 힘쓰고 그때 가서 또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초과세수를 재원으로 한 미래대응기금도 쟁점이 됐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가 내년 추가세수 62조3000억원만 제시했을 뿐 이후 전망은 내놓지 않았다"면서 "지출사업의 94%가 다년도 사업인 데다 입법예고 기간도 4일에 그쳤다"고 질타했다. 문진석 민주당 의원은 "호황이 끝나기 전에 미래 먹거리에 투자해야 한다"며 기금 취지를 옹호했다. 이 부총리는 재경부의 반대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박 의원의 지적에 "국회 심의 과정에서 재경부 의견이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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