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물관이 K푸드의 새 무대로 떠올랐다. 전시를 관람한 뒤 카페와 식당을 찾는 발길이 늘면서 국립중앙박물관이 유물을 감상하는 공간을 넘어 한국의 맛과 식문화를 경험하는 공간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외식업체들은 늘어나는 관람객과 외국인 방문객을 겨냥해 한국적 식재료와 한식을 앞세운 차별화에 나섰다.
25일 이디야커피에 따르면 국립중앙박물관 5개 매장의 이달 1~20일 영업일 기준 일평균 매출은 9월 같은 기간보다 약 23% 증가했다. 한국적 식재료와 전통 요소를 활용한 메뉴를 찾는 수요가 함께 늘었다.
이 같은 성장의 배경에는 가파른 관람객 증가가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해 연간 관람객 650만7483명을 기록하며 영국 아트뉴스페이퍼 조사에서 세계 박물관 3위에 올랐다. 올해 1~8월 관람객은 525만488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21% 증가했다. 외국인 관람객은 29만1460명으로 약 97% 늘어 지난해 연간 외국인 관람객 수를 이미 넘어섰다.
외식업체들은 박물관이라는 공간 특성에 맞춰 메뉴 차별화에 공들이고 있다. 이디야커피는 검은깨를 활용한 국중박 시그니처 라떼와 배를 활용한 수라간 배모과 에이드, 전통 다과 세트 등을 선보였다. 이달 1~20일 음료 판매 순위에서는 국중박 시그니처 라떼와 수라간 배모과 에이드가 상위권에 올랐으며 베이커리 부문에서는 아이스크림 팥 모나카와 전통 다과 세트가 나란히 1·2위를 기록했다.
식사 수요를 겨냥한 전략도 나타난다. 롯데GRS가 운영하는 푸드코트 '한식미관'은 한식을 중심으로 공간 경험까지 강화했다. 청자의 녹색과 단청의 붉은색 등 전통 색채를 적용하고 유기그릇과 채반을 활용해 한식당의 정체성을 드러냈다. 음료와 디저트를 중심으로 한국적 요소를 풀어낸 카페와 달리 식사와 공간 연출을 결합한 점이 특징이다. 롯데GRS 관계자는 "한식미관은 목표 매출을 웃도는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박물관이 새로운 외식 채널로 자리 잡고 있다고 본다. 과거 박물관 식음 시설이 관람 편의를 위한 부대시설 역할에 머물렀다면 최근에는 방문 목적이 되는 콘텐츠로 기능이 확대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국인 방문객이 늘면서 한국 식재료와 전통 음식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 가치도 커졌다.
문화공간과 외식업의 결합은 K컬처 확산 흐름과 맞닿아 있다. 전시를 통해 한국 문화를 경험한 관람객에게 음식 경험까지 제공하면서 체류 시간을 늘리고 추가 소비를 유도할 수 있어서다. 외식업체 입장에서는 매장을 판매 공간이 아닌 한국 식문화를 소개하는 쇼룸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국립중앙박물관은 한국 문화를 경험하려는 국내외 관람객이 꾸준히 찾는 공간"이라며 "전시 관람에 음식 경험을 결합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한국적 식재료와 한식을 활용한 메뉴 개발이 확대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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