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책토론회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뉴스1


"들어갈 수가 없어요!"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행사장 안에 있던 오세훈 서울시장을 향해 두 손을 들어 인사하며 외쳤다.

3일 오 시장이 참석한 국회 토론회장은 시작 전부터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자리를 잡지 못한 의원들은 뒤편에 서서 행사를 지켜봤고 복도에서 입장을 기다리다 끝내 발길을 돌린 이들도 있었다. 의원들 사이에서는 "늦게 온 사람은 이제 입석이야"라는 농담도 오갔다.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은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오 시장님 대책을 세워야겠어요"라며 웃었다.

항소심 무죄 선고로 시장직 상실 위기를 벗어난 오 시장의 행사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거 집결했다. 같은 날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행사도 비슷한 시간대에 열리면서 보수 진영 내 '세 대결' 구도가 연출됐다. 이날 행사는 무죄 선고 뒤 오 시장의 첫 국회 일정이었다.

오 시장이 참석한 '세계유산 보존과 도시의 미래, 공존의 길을 찾다' 토론회는 이날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에서 시작됐다. 이보다 30분 앞서 한 의원이 김기현·윤상현 국민의힘 의원과 공동 주최한 '정당 개혁,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가 열렸다.

의원들의 발길은 오 시장 행사장으로 더 많이 향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정점식 원내대표 등 지도부를 비롯해 국민의힘 의원 38명이 자리했다. 다른 정책토론회 축사를 마치고 온 장 대표는 오 시장 바로 옆자리에 앉았다. 나경원·권영세·주호영·김기현 의원 등 중진은 물론 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배현진·박정하·한지아 의원도 모습을 드러냈다. 자리가 없어 들어오지 못한 의원들까지 고려하면 실제로는 더 많은 의원이 행사장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한 의원의 토론회에도 국민의힘 의원들이 다수 참석해 두 행사장을 오가는 모습이 이어졌다.

두 사람의 당내 입지는 대조적이다. 한 의원은 지난 1월 당원게시판 논란으로 국민의힘에서 제명된 뒤 무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다. 장 대표 체제에서 복당 거부 입장이 유지되고 있어 당 복귀 여부도 불투명하다. 반면 오 시장은 지난달 23일 서울고법에서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사건 항소심 무죄를 선고받았다. 1심에서 선고된 벌금 1000만원이 뒤집히면서 시장직 상실 위기에서도 벗어났다.

오 시장은 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 의원과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만나지 못할 사람이 없고 함께 힘을 합치지 못할 사람이 없다"며 "한 의원을 비롯해 우리 당의 누구라도 찾아뵙고 고견을 듣겠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전날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의 부친상 빈소에서 한 의원을 만나 조만간 따로 만나자는 뜻을 전했다고도 설명했다.

오 시장은 "다음 총선에서 패배하면 정권이 연장될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 당이 미력이나마 모두 힘을 모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 달 3일 비상계엄 2주년을 앞두고 당내에서 추가 사과 필요성을 둘러싼 이견이 나오는 데 대해서는 "국민들께 실망을 드린 부분은 분명하게 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그것이 두 번이 됐든 다섯 번이 됐든 못 할 일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종묘 인근 세운4구역 개발을 둘러싼 서울시와 국가유산청의 갈등 속에 마련됐다. 오 시장은 국가유산청이 법적 근거가 불분명한 세계유산영향평가를 요구하고 공동 실측 제안까지 거부했다며 "명백히 법적 근거를 결여한 행정 갑질"이라고 비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실 주최로 열린 '세계유산 보존과 도시의 미래, 공존의 길을 찾다’ 정책 토론회에서 국민의힘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