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열 LS 이사회 의장이 차기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후보로 거론된다./LS


국내 경제단체의 맏형 역할을 하는 대한상공회의소 최태원 회장의 임기가 내년 초 종료되면서 차기 회장 후보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글로벌 통상 질서가 요동치고 공급망 재편이 가속하는 상황에서 경제계의 구심점 역할을 할 리더십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재계에서는 구자열 (주)LS 이사회 의장을 유력한 후임 후보로 거론하고 있다. 기업 경영 경험은 물론 주요 경제단체를 이끌었던 이력과 민간 경제외교 경험까지 갖춰 차기 대한상의 수장의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재계에 따르면 대한상의 제25대 회장인 최태원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 종료된다. 최 회장은 2021년 대한상의 회장에 취임했고, 2024년 3월 회원사들의 추대로 연임해 두 번째 임기를 이어가고 있다.

최 회장은 대한상의의 위상을 국내 대표 경제단체로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을 강조하며 경제계의 목소리를 대변해 왔고, 지난해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는 CEO 서밋 의장을 맡아 국내외 기업인 간 교류와 협력을 이끌었다.

대한상의 회장은 규정상 한 차례만 연임할 수 있어 최 회장은 내년 초 임기 만료와 함께 물러난다.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을 맡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최 회장은 지난 7월 제주포럼에서 "관심 없다"고 선을 그었다. SK그룹 경영에 보다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대한상의는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아우르는 경제단체다. 차기 회장은 규제 개선과 산업 경쟁력 강화 등 경제계 현안을 풀어가는 동시에 공급망 재편, 주요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대외 변수에도 적극 대응해야 한다. 최 회장 체제에서 확대된 대한상의의 위상과 정책 제언 역할을 이어가는 것도 과제다.

구 의장은 고(故) 구평회 E1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1978년 반도상사(현 LX인터내셔널)에 입사해 미국·싱가포르·일본 등 해외 현장을 경험하며 해외 사업 역량을 쌓았다. 이때의 경험은 재계에서 인맥이 넓기로 알려진 구 의장이 해외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밑거름이 됐다.

2013년 LS그룹 회장에 오른 뒤 9년간 그룹을 이끌며 LS를 전 세계 25개국에 100여 곳의 현지 생산·판매법인을 둔 글로벌 기업으로 키웠다. 강한 추진력과 결단력, 현장 중심의 경영 스타일로 '야전사령관'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이름을 딴 '크리스토퍼 구'라는 영문명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대외 활동에서도 폭넓은 경험을 보유했다. 국가지식재산위원회 공동위원장, 한국발명진흥회장 등을 역임하며 산업 정책과 지식재산 분야에서 활동했다. 2021년에는 15년 만의 기업인 출신 제31대 한국무역협회장에 올라 3년간 무보수로 수출기업 지원과 무역 현안 해결에 힘썼다.

무역협회장 재임 중 '한일 교류 특별위원회'를 신설해 양국 기업인 간 협력을 촉진했고, 그 공로로 일본 와세다대 명예 법학박사 학위도 받았다. 올해 2월에는 한일경제협회 회장에 취임해 5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를 예방하고 한일경제인회의를 주재하는 등 양국 경제계 협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