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소 식탁에서 즐기던 라면이 축제의 주인공이 됐다. 공장에서 '갓 튀긴 라면'을 사려는 사람들로 긴 줄이 늘어섰고, 곳곳에 놓인 테이블은 삼삼오오 둘러앉아 먹거리를 즐기는 이들로 가득 찼다. 국내 주요 라면 생산도시인 경북 구미가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지난 6일 찾은 경북 구미시의 '2026 구미라면축제' 현장은 방문객들로 활기가 넘쳤다. 구미역 앞 약 475m 구간을 따라 라면 판매 부스와 식사 공간이 들어섰다. 지역 음식점들이 마련한 이색 라면부터 농심의 체험 부스까지 다양한 먹거리와 즐길 거리가 방문객을 맞았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은 구미라면축제는 8일까지 구미역 일대에서 열린다. 국내 주요 라면 생산기지인 농심 구미공장이 자리했다는 특징을 살려 기획된 행사로, 농심은 첫해부터 핵심 협력사로 참여해 왔다. 이번 축제에서는 '신라면 분식' 부스를 열고 라면 만들기 체험과 신라면 골드 시식 등의 콘텐츠를 선보인다.

가장 인기를 끈 곳은 구미공장에서 당일 생산한 라면을 판매하는 '갓랜드'였다. 인파가 몰리면서 대기 행렬은 500m 가까이 이어졌고, 일부 방문객은 3~4시간 동안 줄을 섰다. 울산에서 온 이영우씨(31)는 "오전 10시 30분부터 기다려 정오쯤 샀다. 라면은 호불호가 없는 음식이고 친숙한 브랜드가 많아 사람들이 한 번쯤 와서 먹어보고 싶게 만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구미에서 재배한 밀로 만든 한정판 '구미라면축제면'이 처음 공개됐다. 농심이 지역 농가와 협력해 약 1년간 개발한 제품으로, 구미공장에서 20만봉을 한정 생산해 축제 현장과 농심몰에서 판매한다. 최영갑 농심 면마케팅실장은 "이번 축제면은 지역 농가와의 상생과 환원이라는 공익적 취지에 부합하고자 100% 구미 밀을 채택해 생산했다"고 말했다.

지역 음식점들이 선보인 이색 요리 역시 눈길을 끌었다. 복튀김을 얹은 라면부터 송이·능이를 활용한 라면, 닭발을 올린 짜파게티 등 33가지 메뉴가 판매됐다. 일부 부스에서는 양과 가격을 절반으로 줄인 '반띵 라면'을 선보였다. 구미시는 개막 첫날 별미라면이 2만2231그릇 판매돼 지난해 같은 날보다 46.8% 늘었다고 밝혔다.

방문객들은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 행사를 즐기며 축제의 열기를 만끽했다. 신라면 캐릭터와 축제 조형물 앞에서 기념사진을 남기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배우 정준호와 구미 출신으로 시 홍보대사를 맡은 코미디언 이선민이 축제장을 찾아 관심을 끌었다.
지난해 시범 운영했던 라면 요리 경연대회는 올해 세계 각국의 참가자들이 실력을 겨루는 '글로벌 라면 챌린지'로 확대됐다. 세계 80개국에서 1200명 이상이 신청했으며, 이 가운데 13명이 본선에 진출했다. 본선 참가자인 린지(33·미국)는 "한국 라면은 단맛과 매운맛, 감칠맛이 한꺼번에 어우러진 완벽한 조합이다. 축제에서 다양한 라면 요리를 맛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구미라면축제는 해마다 방문객이 늘며 지역 대표 축제로 자리 잡았다. 2023년 8만명, 2024년 17만명이었던 방문객은 지난해 35만명으로 늘었다. 구미시 전체 인구(약 40만명)의 87%에 해당하는 규모다. 지난해 축제 기간 발생한 총소비금액은 28억6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역 주민들은 외지인의 방문을 반겼다. 구미에 거주하는 박다솜씨(30대)는 "대구에 사는 친구들도 축제를 보러 왔다. 구미가 관광도시는 아닌데, 타지 사람들이 이런 축제를 통해 구미를 알게 돼 좋다"고 했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국내 대표 라면 생산도시라는 강점을 살려 라면축제를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 콘텐츠로 발전시키겠다. 독일 뮌헨의 옥토버페스트를 능가하는 아시아의 대축제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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