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장이 지난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전원합의체 공개변론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선웅 기자
김명수 대법원장이 지난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전원합의체 공개변론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선웅 기자
육체노동자의 노동가동연한을 기존 60세에서 65세로 상향해야 한다는 대법원의 판단에 대해 재계는 정년연장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며 선을 그으면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1일 박모씨 등이 수영장 운영업체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가동연한을 만 60세가 아닌 65세로 보는 게 타당하며 배상액을 다시 산정해야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육체노동의 가동연한을 만 60세로 봐야 한다는 견해는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렵다”며 “이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만 60세를 넘어 만 65세까지도 가동할 수 있다고 보는 게 경험칙에 합당하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에 따라 정년을 연장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재계는 이번 판결이 정년연장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고 선을 긋는다. 재계 관계자는 “법원은 해당 사건의 보상에 필요한 노동가능 연령의 기능적인 부분을 판단한 것”이라며 “정년연장은 임금체계 개편을 비롯해 사회보험 변경여부 등 종합적인 틀에서 사회적인 합의가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에 이번 판결을 정년연장과 곧바로 연결짓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노동계에서는 대법원의 판결을 근거로 기업에 정년연장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앞으로의 상황을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년연장 논의가 본격화 될 경우 기업들의 반발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임금체계가 연공서열에서 성과위주로 바뀌고는 있지만 아직까진 근속연수와 임금이 밀접하게 연계돼 있어 인건비 부담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

재계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는 근로자의 정년이 늘어나면 그만큼 연차가 높은 임직원들에 대한 임금 부담이 높아진다”며 “신규채용을 비롯한 다양한 부분에서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년이 증가하게 되면 각 기업들의 임금체계도 개편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2017년 전국 5인 이상 기업 227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3년 정년 60세 법제화 이후 2016년까지 임금체계 개편을 실시한 기업은 67.7%에 달했다.

또한 응답 기업 중 30%는 정기상여금 체계의 일부 또는 전부를 개편해 정기상여금 전부를 기본급에 통합(46.3%)하거나 기본급과 변동성과급으로 각각 분리 흡수(34.1%)하는 방향으로 체계를 바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