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와 국토교통부는 16일 이런 내용의 전세대출 규제 세부시행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12·16부동산대책의 전세대출 관련 세부사항을 규정한 것이다.
이번 대책은 전셋집에 살면서 전세대출을 받아 고가주택을 사들이는 일명 '갭투자'를 원천 차단하려는 의도다. 지난해 10·1대책에서 공적 전세대출보증에 적용한 시세 9억원 초과 고가주택 보유자에 대해 보증 중단 조치를 민간 금융사 SGI에도 확대 적용하는 것이다.
20일 이후 전세대출을 신청하는 차주만 해당하며 20일 전에 전세계약을 체결했다는 사실을 증명하면 기존 규제를 적용한다. 20일 전에 SGI 보증을 이용한 고가주택 보유자는 전세 만기가 돌아왔을 때 대출보증을 연장할 수 있다.
다만 전셋집을 이사하거나 전세대출을 증액할 경우 신규 대출이 되므로 새로운 규제가 적용된다. 정부는 20일 기준 시세 9억~15억원 1주택 차주가 전셋집 이사로 증액없이 다시 대출받는 경우 4월20일까지 1회에 한해 SGI 보증을 계속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시세 15억원 초과 고가주택 보유자의 경우 각종 유예조치가 적용되지 않는다. 이미 15억원 초과 주택에 대해선 대출이 전면 제한된 점을 반영한 조치다.
직장 이동이나 자녀교육 등 실수요로 보유주택 소재 시·군을 벗어나 전셋집에 거주하는 경우 예외적으로 전세보증을 허용해준다. 이때 전세거주 실수요를 증빙해야 하고 고가주택과 전셋집 모두 세대원이 실거주해야 한다.
이번 조치로 서울의 상당수 주택을 가진 갭투자자들은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8억9751만원을 기록했다. 9억원 초과 주택의 대출을 금지시킬 경우 서울 아파트 절반가량은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은행이 취급한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시세 15억원을 넘는 아파트는 전체의 약 24%로 알려졌다.
12·16대책 발표 후 3주간 국내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신규액은 직전 3주보다 약 10.3% 감소했다. 12월16일 이전 이뤄진 매매계약의 대출이 포함된 만큼 다음달부터 본격적으로 대출규제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고가주택 규제가 강화되며 9억원 이하 아파트와 전세가격이 오르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자 문재인 대통령도 이런 문제점을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풍선효과가 나타나는데 추가대책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2·16대책의 효과는 최소 2~3개월 이상이 걸릴 것으로 금융위는 내다봤다. 2018년 9·13대책도 3개월여가 지나 효과가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