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0년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임한별 기자
17일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가 올해 첫 통화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1.25% 현 수준으로 동결했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경제지표가 반등세를 보이며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대내·외 불확실성과 국내 경기 저성장 우려가 이어지고 있지만 경기선행지수, 수출 등 일부 경제 지표 개선에 따른 경기반등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2일부터 8일까지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200명(94개 기관)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 99%가 1월 한국은행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나머지 1%는 인하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내달 기준금리 채권시장지표(BMSI)는 101.0로 전월(101.0)과 같은 것으로 조사됐다. BMSI 지표는 100 이상이면 호전, 100이면 보합, 100 이하면 악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는 의미다.

종합 BMSI는 97.0으로 전월(88.2)대비 상승했다. 금투협 측은 "설문조사 당시 미국과 이란간 군사충돌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져 다음달 채권시장 심리가 소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18일 물가안정목표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새해 경기 전망에 대해 "미중 무역분쟁이 어느 정도 완화되고 반도체 경기가 점차 회복될 것으로 예상돼 국내 경기가 완만하게나마 개선될 것으로 내다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런 대외 여건이 예상대로 전개될지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대내외 경제 여건은 불확실성이 남아있으나 이 총재의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모습이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15일 1단계 무역합의 서명을 앞두고 있고,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내놓으며 반도체 경기 회복 기대에 불을 지폈다. 수출은 지난해 12월에 전년 동기 대비로 5.2% 감소해 기존의 두 자릿수 하락률에서 개선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월 0.7%를 나타냈다. 물가안정목표 수준(2.0%)을 여전히 밑돌지만, 반등세가 이어지면서 디플레이션 진입 우려는 덜어냈다. 지난해 세 차례 금리를 내렸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인하 기조를 멈추고 당분간 금리를 동결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중동 지역에선 미국과 이란이 무력으로 충돌하면서 긴장감이 커졌지만, 전면전으로 이어지진 않은 채 긴장이 가까스로 잦아드는 모습이다.

관심은 소수의견에 쏠린다. 금리인하 소수의견은 상반기 금리인하론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 지난해 11월 금통위 회의에서 금리인하를 주장한 위원은 신인석 위원 1명에 불과했지만 이날 회의에서는 2명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은은 올해 2.3% 성장률 달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상반기 중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3분기쯤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