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를 매물로 내놨다. /사진=뉴시스 임태훈 기자
두산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빠진 두산중공업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알짜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까지 매물로 내놓음에 따라 매각 이후 두산의 성장동력과 수익성 확보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27%를 매각키로 하고 매각 주간사로 크레디트스위스(CS)를 선정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보유하고 있는 두산밥캣 지분 51.05%는 매각 대상에서 빠진다.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은 두산중공업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안 마련의 일환이다. 앞서 두산그룹은 채권단으로부터 3조6000억원의 자금을 지원받는 대가로 3조원 규모의 자구안 이행을 약속한 바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그룹의 알짜 계열사로 꼽힌다. 두산그룹은 두산-두산중공업-두산인프라코어-두산밥캣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취하고 있어 두산인프라코어의 영업이익이 두산중공업의 실적에 반영된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지난해 매출액은 8조1858억원, 영업이익은 8404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두산중공업이 유동성 위기 속에서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조769억원을 낸 것도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의 실적호조 덕분이었다.

두산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를 매물로 내놓은 것은 채권단의 요구 때문이다. 그동안 채권단은 강력한 자구안 이행을 위해 두산 측에 두산인프라코어 및 두산밥캣 등 핵심계열사 매각을 요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두산은 난색을 표했다. 알짜계열사까지 매각할 경우 당장의 수익창구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이 가스터빈과 풍력발전 등 친환경 분야에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해당분야에서 수익이 나오기까지는 적어도 3~5년 이상이 소요된다.

이 때문에 두산그룹은 두산솔루스, 두산건설 등 일부계열사와 골프장,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 등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는 방안을 먼저 추진했다. 하지만 매각가격 등에 대한 이견으로 진행이 더딘 상황이다.

하지만 연일 불거지는 계열사 매각설이 두산그룹을 뒤흔드는 형국이다. 두산인프라코어에 이어 또다른 알짜계열사인 두산밥캣도 매물로 나올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두산그룹이 매각설을 공식적으로 부인한 두산베어스도 지속적인 매각설이 시달린다.

한 민간 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알짜 자산을 팔고나면 앞으로 어떻게 캐시플로우를 확보할 것인가라는 우려가 제기될 수 밖에 없다”면서도 “두산도 이 같은 우려를 잘 알고 있겠지만 두산중공업 정상화를 위한 현금확보를 위해 어쩔수 없이 등떠밀려 팔 수 있는 자산을 팔려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여론몰이는 두산그룹의 자구안 마련에 도움이 안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채권단의 압박에 쫓겨 매각에 나설 경우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채 자칫 헐값에 기업을 넘겨야 하는 상황으로 몰릴 수 있다”며 “여론몰이보다는 두산그룹의 성장방향과 미래가치를 고려해 신중한 매각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