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동조합이 6년 만에 총파업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대면 업무를 중심으로 고객의 불편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파업의 핵심 쟁점은 임금 인상률이다.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와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제시한 임금인상률 차이는 5.2%포인트에 달해 진통이 예상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노조와 금융사용자협의회가 이어온 올해 산별중앙교섭은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에 따라 최종 결렬됐다.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 등 총파업지도부는 지난 1일부터 전국 지역을 순회하면서 총파업 일정과 쟁점 등을 논의하고 있다.
앞서 사용자협의회는 올해 임금인상률로 0.9%를 제시했다. 산업 평균 대비 금융권의 임금수준이 높고 미국의 금리 인상도 우려스럽다는 이유에서다. 금융노조가 지난 3월 제시했던 인상률 6.1%와 크게 차이 나는 수치다.
금융노조는 지난 4월 한국은행이 제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 3%와 2월 기준 소비자물가상승률 3.1%를 적용한 임금인상률(총액 기준 6.1%, 저임금직군 12.2%)을 포함, 34개 단체협약안을 제시한 바 있다. 이 외에도 ▲정년 65세 연장 ▲60세 이전 임금피크 진입 금지 ▲임금피크 기간 근로시간 단축 등의 안건을 사용자측에 제시했다.
사용자 측은 ▲비정규직 채용제한 폐지 ▲탄력적 근로시간제 도입 ▲호봉제 폐지 등 임금체계 개편 ▲영업시간 1시간 단축 등 14가지 단체협약 개정안을 요구했다.
은행원, '평균연봉 1억원' 부정적 여론… 투표 부결 가능성
과거 금융노조는 총 세 차례 총파업을 진행했다. 2000년 금융노조는 정부 주도의 인위적인 합병에 반대하고 관치금융 철폐를 위한 특별법 제정 등을 요구하며 24개 사업장, 6만5000여명이 참여하는 총파업을 시작했다. 이 파업은 정부와 금융노조가 합의를 하면서 하루 만에 종료됐다.이어 2012년에는 91.3% 찬성률로 총파업이 가결됐지만 실제 파업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2년 뒤 다시 파업이 일어났다. 역시 관치금융 철폐, 낙하산 인사 저지, 정부의 노사관계 개입 반대, 고용안정 및 근로조건 개선 등을 예고하면서 2014년 9월3일 총파업을 단행했다.
이후 9월30일 2차 총파업도 예고했지만 무산됐다. 가장 최근의 파업은 2016년이다. 당시 서울 마포구 월드컵경기장에서 3만5000~4만명 가량이 집결해 성과연봉제 도입 폐지를 주장했다. 당시 사용자 측과 일부 합의하며 파업이 마무리됐다.
올해는 금융노조가 임금 교섭과 함께 단체협약 개정도 진행하는 해다. 이를 위해 금융노조는 오는 19일 조합원 대상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돌입한다.
금융노조 측은 "투표 통과는 어렵지 않아 보인다"며 파업을 예상하는 분위기다. 다음달 16일 1차 총파업, 다음달 30일 2차 총파업이 예정됐다.
다만 은행이 수조원대 실적을 기록하며 임원 성과급으로 약 1000억원을 지급한 점, 은행권의 평균 연봉이 1억원이 넘는 등 여론이 곱지 않은 상황. 투표가 부결될 가능성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은행이 금리인상에 따른 역대급 이자 장사로 비판을 받고 있어 6%대 임금인상 요구에 곱지 않은 시선이 따라 붙을 것"이라며 "금융노조가 총파업을 준비하는 단계인 만큼 철회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