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호진 전 태광산업 회장의 출소로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됐던 태광산업이 고전하고 있다. 하반기에도 고유가로 인한 석유화학 업계의 어두운 시황과 노사 갈등, 오너리스크 등으로 경영에 난항이 예상된다.
19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태광산업은 올 2분기 78억7437만원의 영업적자를 내며 2012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손실을 기록했다. 국제 유가가 오르고 원자재 가격이 뛰면서 수익성이 나빠진 영향이다. 태광산업이 발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원재료인 테레프탈산(PX)의 가격은 2020년 톤당 577달러에서 2021년 859달러, 올 상반기 1173달러로 올랐다.
하반기에도 고유가 및 인플레이션에 따른 글로벌 수요 부진 등 어려운 시황이 전망되는 만큼 태광산업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올 상반기 기준 태광산업의 석유화학제품과 화학섬유·방적사의 매출 비율은 전체의 각각 69.48%, 27.85%다.
노사 관련 문제도 우려된다. 지난해 태광산업을 비롯해 주요 계열사인 흥국화재, 티시스 등은 이 전 회장의 만기출소 이후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흥국화재는 150명이 넘는 직원을 내보내며 창사 이래 최대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흥국생명은 계열사인 흥국화재의 구조조정 소식에 50명이 넘는 퇴사자가 나왔다.
잇따른 구조조정에 기업 내부에서도 퇴사자가 늘었고 내부 분위기도 부정적이다. 태광산업 직원은 "지난해 사무직 3분의 1가량이 퇴사했고 현재도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40, 50대 직원 중 특별한 직함을 가지고 있지 않은 차·부장급들 직원도 권고사직을 받았다"고 말했다.
직원들 보상에 관련된 문제도 있다. 2019년 태광산업은 협상을 통해 성과급 지급 기준을 마련했다. 이듬해 합의에 따라 성과급이 지급됐고 2020년도 분은 성과가 좋지 않아 지급되지 않았다. 지난해 태광산업은 직전년도(535억원) 대비 6배가 넘는 3552억원의 영업을 달성했으나 현재까지 성과급은 지급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조직활성화비 등 복지 비용이 삭감되면서 직원들의 불만도 높아졌다.
태광그룹의 인프라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티시스 직원들은 구조조정에 반발해 지난 6월 한국노총 전국연합노동조합연맹 소속 '티시스 노동조합'을 설립했다. 대기발령을 받은 티시스의 직원 8명은 지난달 26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대기발령 구제를 신청했다. 위원회의 판정 이후 불복 신청할 경우 중앙노동위원회로 사건이 넘어가 장기화할 우려가 있다.
이 전 회장의 소송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이 전 회장은 2019년 대법원에서 횡령·배임 혐의로 징역 3년, 조세 포탈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판결 받았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2020년 11월 이 전 회장에게 대주주 적격성 유지 요건을 충족하라고 명령했다. 대주주 자격을 잃은 이 전 회장이 보유한 고려저축은행 주식 45만7233주를 처분하라는 내용이었다. 이 전 회장은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지난 7월 이 전 회장은 태광그룹바로잡기공동투쟁본부 등 시민단체로부터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이 전 회장이 보석 기간 중 위장 계열사와 부당거래로 2000억원이 넘는 이득을 취했다는 내용이다. 현재 고발인 조사를 마치고 담당 검사가 배정됐다. 일각에선 이러한 논란으로 인해 지난 15일에 진행된 광복절 사면 대상에서 이 전 회장이 제외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지난해 태광산업의 퇴사자는 10%정도이고 차·부장급 직원의 희망 퇴직 신청자는 10명 가량이었다"며 "희망 퇴직은 최근 경영진 교체로 인한 리더십 제고와 향후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직 쇄신의 일환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복지비용 삭감은 조직별로 상이하며 성과금에 대해선 현재까지 정해진 바 없으나 임금 단체 협상을 중심으로 노사 간 대화를 이어 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