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한 가운데 25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가 간담회를 갖고 있다./사진=임한별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당분간 고물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진단하며 물가 안정에 집중해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25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올라가면 받는 실질소득이 떨어지며 그 코스트(비용·악영향)는 저소득층에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성장 못지 않게 높은 인플레이션은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성장률이 상대적으로 좋은 한 물가를 우선적으로 잡는 게 중장기적으로 국민경제를 잡는 데 모두에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2.25%에서 2.50%로 0.25%포인트 올렸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여전히 긴축 기조다.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도 나온다. 한·미 금리 격차에 따른 자본유출 가능성은?
▶한·미 간 금리격차는 몇 번 말했다. 이번에 올리면 같은 수준이다. 미국이 9월 금리를 올리면 더 큰 폭으로 역전된다. 한·미 금리 격차와 자본유출이 기계적으로 일어나진 않는다. 과거처럼 심각하지도 않다. 단순하게 격차만 보고 생각하는 우려가 실현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역사적으로 1% 중심으로 왔다갔다 했을 때 실현된 적이 있기 때문에 부정적인 영향을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환율 변동성도 크다. 이번 금리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최근에 환율이 큰 폭으로 약세가 된 것은 사실이다. 환율 쏠림 현상이 없는지, 우리 경제에 어떤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미국 금리를 어떻게 올릴 거고 미국 경기 침체 가능성이 무엇인지 등 이런 것에 대한 불확실성이 굉장히 큰 상황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메이저 국가 환율이 달러 강세가 되고 메이저 국가 외환이 환율 절하되는 단기 변동성이 상승하는 추세다. 이런 추세 얼마나 지속될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다만 0.25%포인트 금리 인상은 현재 올라오는 환율 제어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은이 우려하는 건 환율의 수준 자체보다 환율 절하로 인해 생기는 물가상승 압력, 또 환율이 올라가면 중간재를 수입하는 기업들의 고충이 심해져 국가경쟁력에 미칠 영향력, 가격변수에 대한 우려다.

그런데 최근 환율 상승 현상이 마치 우리 외환시장 유동성, 신용도, 외환보유고가 1997년, 2008년 사태가 반복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들린다. 하지만 우리나라 환율만 절하되는 게 아니다. 달러강세와 함께 다른 메이저도 같이 움직인다.

-0.25%의 점진적 인상 기조가 바람직하다고 했다. 아직도 유효한가?
▶물가 정점에 대해서 지난번 물가수준 정점이 아마 3분기 말 4분기 초라고 말했다. 그 후 유가가 상당히 상승했다. 8월 달 CPI지표가 어떻게 보면 7월보다 낮게 나올 수도 있다. 그것 자체가 정점이 7월이 되고 계속 떨어질 건지 아니면 추석물가로 다시 올라갔다 정점이 뒤로 갈지 판단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지금 약간의 변화가 있다고 하면 정점을 3분기 말로 봤는데 그것보다 유가가 떨어져서 정점이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

한은은 당분간 정점에 이르렀다가 물가가 5%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그래서 물가를 예측할 때 금년도 물가상승률을 5.2%로 크게 상향시킨 이유도 하반기 물가상승률을 5.9%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물가안정으로 하는 통화기조를 변화시킬 거냐를 보면 그렇지 않다. 정점과 관계없이 높은 물가오름세가 지속할 것이다. 0.25%포인트씩 올리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내년 성장률이 잠재성장률보다 살짝 위다. 물가상승과 경기 불황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테그플레이션 우려 커진 것 같은데.
▶성장률을 낮춘 이유는 해외요인이 굉장히 나빠지고 있어서다. 성장률이 전 세계가 다 낮아지는데 2.1%는 미국이 2%를 밑돌고 내년도 1% 밑돌고 중국도 3% 이하인 상황 등 여러가지 다른 국가들의 수정을 고려할 때 내년 우리가 예상하고 있는 2.1%는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좋은 성적표라고 생각한다.

리스크는 분명히 있지만 침체라고는 할 수 없다. 물가성장률 5% 유지되고 경제성장률 2%가 유지되면 스테그플레이션이라고 부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전 세계 여건을 보면 선방하고 있다.

-물가에 더 방점을 찍는 걸로 보여진다. 내년에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봐도 되는 건지.
▶오늘 충분히 답을 줬다고 생각한다. 금통위원들과 당분간 이 인상 기조를 한다고 말했다. 그 뒤는 불확실성이 굉장히 크다. 내년도 금리는 깊게 얘기 하는 게 의미가 없다. 연말에 가서 다시 논의해야 한다.

-7월엔 중립금리 하단 수준이라고 했다. 지금은 중반이라고 했다. 통화정책방향문에선 기준금리 유지한다는 단어 앞엔 '당분간'이 없다. 당분간이 통상 석달을 의미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런 의미를 담은 것이라고 봐도 되나?
▶외환시장 쏠림 현상 데이터 판단은 굉장히 어렵다. 메이저 국가 절하 정도와 우리가 얼마나 다르게 움직이냐를 보고 판단한다. 중립금리 이상으로 가야 할 것인지는 그쯤 경제상황과 물가상황이 어떨지 봐야한다. 그 전에 상단에 먼저 가 보고 그 때 상황보고 위로 올라갈지는 금통위원이 판단할 것이다.

'당분간'에 대해 약간 애매하게 말한 건 불확실성이 너무 커서다. 왜 자꾸 3개월이냐고 하면 우선 9월 Fed 봐야하고 10월 말, 11월 초 중국 전당대회 있으면 중국 리더십 바뀐다. 리더십이 바뀌면 미국 유럽 전 세계의 글로벌라이제이션이 결정되고 유럽이 겨울로 들어가면 가스 가격이 변하고 또 인도네시아서 G20 정상회의가 있는데 리더들이 다 모인다면 현재 우리가 갖고 있는 정치 리스크에 대해 이야기가 있지 않겠나. 이 모든 것이 2~3개월 새 있다.

이런 모든 걸 고려할 때 포워드가이던스(사전예고)가 아무리 잘해도 6개월 뒤를 얘기하기엔 불확실성이 많다. 그래서 3개월 단위로 움직이며 시장과 소통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 이상의 것은 원칙적으로 금통위원과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성장보다 물가를 더 중점적으로 봐야하는지 그런 것에 대해 말했다고 봐 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