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자유경제포럼과 한국경영인학회가 8일 국회의원회관 제4 간담회의실에서 개최한 '코스피 8000과 가업승계 활성화를 위한 상속증여세 개선방안' 심포지엄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사진=이한듬 기자

한국의 상속세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에 달하는 상속세 부담으로 인해 가업승계가 가로 막혀 기업이 해외로 유출되거나 사라지고 '주가 누르기' 등 편법 행위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국회 자유경제포럼과 한국경영인학회는 8일 국회의원회관 제4 간담회의실에서 '코스피 8000과 가업승계 활성화를 위한 상속증여세 개선방안'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 첫 발제자로 나선 신현한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상속세 개선은 부자를 더 잘 살게 도와주자는 게 아니라 기업의 영속성을 보장해 일자리와 부를 창출하고 나라 전체를 잘 살게 하자는 것"이라며 "코스피 8000 시대의 성장의 엔진으로 상속세 완화를 살펴야한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한국의 상속세가 단순한 조세 문제가 아니라 기업가치와 자본시장 구조를 압박하는 주요 요인임을 지적했다. 상속세는 기업의 성장률을 저하시켜 미래 현금흐름을 약화시키고 경영 불확실성을 높여 할인율을 상승시킴으로써 기업가치를 이중으로 훼손하는 구조를 가진다는 분석이다 .

특히 최대주주 할증평가를 포함할 경우 실질 세율이 60% 수준에 달해 기업 승계와 투자 유인을 크게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대안으로 ▲세율 인하 ▲공제 현실화 ▲유산취득세 전환 ▲최대주주 할증평가 폐지 ▲물가연동제 도입 등의 제도적 개편 필요성을 제시했다.


두 번째 주제발표자인 박훈 서울시립대학교 세무학과 교수는 한국의 높은 상속세 부담이 기업주로 하여금 낮은 주가를 선호하게 만들고 결국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심화시킨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측면에서 상속세 완화가 필요하다"며 "높은 상속세 부담으로 주가 누르기를 하게되면 기업가치가 저평가 되고 결국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심화되는 만큼 상속세는 더 이상 세금 문제가 아닌 자본시장에 영향을 주는 문제"라고 했다.

그는 독일의 임금총액 기준 고용 조건, 일본의 납세유예 중심 제도, 프랑스의 뒤트레이유 협약( 사전계약 구조), 영국의 사업재산공제 등 OECD 주요국의 사례를 비교 분석하며 공통적으로 '정교한 조건화'와 '이행 관리 강화'가 글로벌 트렌드임을 밝혔다 .

이를 토대로 ▲성과연동 단계형 가업상속공제 ▲납부유예 중심의 제도 확대 ▲생전증여 활성화 및 상속정산 강화 ▲소유와 경영 분리형 공익·근로자 참여 트랙 등 4가지 정책 설계안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가업승계 세제는 단순 감면이 아닌 국가 경제 지속가능성을 위한 조건부 계약'이라는 결론으로 세제 혜택과 사회적 책임의 균형 있는 설계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정석윤 한양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이날 논의가 실질적 입법으로 이어지려면 '가업승계 특례 설계와 제도의 보편적 정상화'가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보편 개혁의 핵심인 유산취득세 전환·공제 현실화·물가연동제를 먼저 추진해 사회적 합의 기반을 만드는 것이 그나마 타당하고 현실성 있는 방향"이라며 "그 이후에 최대주주 할증 폐지와 가업승계 특례 설계를 추진해야 '특정 자산가 계층을 위한 특례'가 아닌 기업 존속과 고용 보전을 위한 사회적 인프라라는 프레임이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IBK경제연구원장을 지낸 조봉현 경제학박사는 "가업승계 제도는 단순한 세제 지원을 넘어 규제 혁신 관점에서 전면적인 개편이 필요하다"며 "가업상속공제의 실효성을 높이고 증여세 부담 완화를 통해 생전 승계를 활성화하는 한편 상속·증여세율을 국제 수준에 맞게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기업의 지속성과 고용 유지에 연계한 감면 방식 ▲기업투자와 연계한 공제제도 도입 ▲기업의 누적 세금 기여도를 반영하는 '세금 마일리지 제도' 등을 제안했다.

조용주 법무법인 안다 대표 변호사는 "가업승계 세제는 국가 경제 지속가능성을 위한 인프라"라며 "명목세율 인하를 바탕으로 제언들을 보완할 때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회 자유경제포럼 대표의원인 박대출 의원(국민의힘·경남 진주시갑)은 "상속세 완화를 통한 원만한 가업승계 도모는 우리 경제의 '고용 안정'과 '지속 가능한 투자'를 견인하는 가장 강력한 엔진"이라며 "대한민국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인 우리 기업 인 여러분이 마음껏 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