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엽 금융투자협회장이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자본시장으로의 '머니무브' 활성화에 이바지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를 위해 협회가 주관하는 포럼을 신설하는 한편 투자 활성화를 위한 각종 제도의 개선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9일 금융투자협회는 황성엽 회장의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황 회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다사다난했던 100일간을 되돌아보며 앞으로의 개혁 과제를 제시했다.
황성엽 회장의 취임 이후 코스피는 1월 말 '오천피'에 이어 한때 6000까지 돌파했지만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인해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황 회장은 이러한 상황에 안타까움을 느꼈다며 자본시장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청사진을 내놨다.
그는 "예상치 못한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로 인해 국내외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고 이웃 나라와 비교해도 시장의 허약함이 부각하고 있다"며 "자본시장으로의 머니 무브가 가속화하는 지금이야말로 시장의 체질을 개선할 장기 플랜을 준비할 적기"라고 강조했다.
그 일환으로 그는 K자본시장본부를 신설했다. 기존의 산업시장본부를 확대 개편한 조직이다. 황 회장은 "K자본시장본부는 연금과 세제, 자산관리, 디지털 혁신 등 핵심 미래 발전 과제를 수립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을 것"이며 "K자본시장추진단도 별도로 신설해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포럼을 열어 한국 자본시장의 미래 10년 청사진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포럼을 만든다는 방침이다. 그는 "조만간 학계 및 업계의 전문가들이 모이는 K-자본시장 포럼이 공식 출범할 것"이라며 "이 포럼을 통해 우리 시장의 체질을 바꿀 발전 전략과 실질적 액션플랜을 수립하고 그 세부 내용을 발표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단순한 논의에서 끝나지 않고 현장의 목소리를 입법으로 전달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황성엽 회장은 "포럼에서 도출된 결과물은 정부와 국회에 전달할 예정"이라며 "입법과 제도의 언어로 바꾸며 과제의 추진력을 높이기 위해 대외협력 기능을 강화하고 입법과 제도의 언어로 바꿀 것"이고 강조했다.
생산적 금융·퇴직연금 역동성 위한 제도 개편안도…"NCR 규제 개선·위험자산 투자한도 규제 현실화하겠다"
자본시장 혁신을 위한 중점과제도 제시했다. 바로 ▲생산적 금융 플랫폼 강화 ▲퇴직연금 시장 역동성 제고 및 노후 자산 수익률 개선 ▲리스크 관리와 투자자 보호 등이다.
이를 위한 각종 제도 개편안의 필요성도 내놨다. 대표적으로는 중소형 증권사의 모험자본 공급을 위한 규제 개선이다. 황성엽 회장은 "우리 업계의 허리인 중소형사가 모험자본 공급에 힘을 보태도록 NCR(순자본비율) 규제의 합리적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투자 자산의 실질 리스크를 반영한 RWA(위험가중자산) 선정 방식의 현실화를 계속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퇴직연금의 시장 역동성 제고를 위한 개혁도 필요하다고 했다. 황 회장은 "현행 퇴직연금 제도는 원금 보전을 우선시하고 있어 가입자의 자유로운 선택과 수익 창출 기회를 제약하고 있다"면서 "디폴트 옵션 제도가 투자형 중심의 포트폴리오로 재설계되도록 당국과 긴밀히 협의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퇴직연금 시장의 투자 한도 규제의 효율화에 대해서는 "현행 70% 위험자산 투자 한도 규제가 가입자의 선택권을 과도하게 제약하지 않는지 세심하게 검토하겠다"면서 "규제의 효율화 방안을 살펴보며 시장 상황에 발맞춘 합리적 개선이 이뤄지도록 소통을 지속하겠다"고 했다.
그럼에도 황성엽 회장은 투자자 보호가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그는 "가장 기본이자 중요한 리스크 관리와 투자자 보호에도 소홀하지 않겠다"면서 "오는 7월부터 책무 구조도가 중소형까지 확대되는데 회사는 대상 기업들이 제도에 안착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투자자 보호를 위한 교육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황 회장은 "최근 중동 분쟁으로 시장 변동성이 극심한 상황에서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안이 잘못된 판단으로 이어지기 쉽다"면서 "위기 속 스스로 중심을 잡고 올바른 선택을 내리도록 돕는 '양질의 교육'이 가장 강력한 투자자 보호책"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가상자산과 고난도 금융상품에 대한 전문 교육을 넘어 생애주기별 맞춤 프로그램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그는 "미래의 주역인 학생과 사회 진출을 앞둔 군 장병을 아우르는 프로그램을 확대하겠다"면서 "금융 리터러시를 높이는 최일선 교육 플랫폼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제도 개선의 모든 과정에서 발로 뛰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황성엽 회장은 "3년 임기 중 이제 막 첫발을 뗐을 뿐"이라며 "남은 시간 동안 협회는 현장의 목소리를 실질적 대안으로 빚어내기 위해 앞장서며 성과로 그 가치를 증명하겠다"고 말했다.
황성엽 회장은 1963년생으로 제7대 금융투자협회장으로서 협회를 이끌고 있다. 1987년에 신영증권에 사원으로 입사해 38년간 '원클럽맨'으로 활약하며 CEO 자리까지 올랐다. 자본시장 사장단 모임을 이끄는 등 대형사 및 중소형사의 조율에 필요한 다양한 네트워크와 경험을 구축해왔다.
그는 지난 2025년 12월18일 열린 금융투자협회장 선거에서 결선 투표 끝에 57.36%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임기는 2026년 1월1일부터 2028년 12월31일까지 3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