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의 수출액이 마스터 프랜차이즈(MF) 전환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형마트와 소규모 전문점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신흥국 시장을 공략하고 현지 선호도가 높은 K상품으로 매장을 채워 리스크는 줄이고 수익성을 높였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마트의 2025년 수출액은 703억6000만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4년 전인 2022년과 비교하면 55.0% 증가했다. 이마트의 수출액은 2022년 454억원에서 2023년 491억원, 2024년 542억원으로 매년 증가세를 이어왔다. 현재 베트남·몽골에서 이마트, 태국·라오스·필리핀에서 노브랜드를 운영하며 5개국에 진출해 있다.
이러한 성과는 거대 자본을 투입해 몸집을 키우기보다 전문점 포맷으로 신흥국 틈새시장을 공략한 결과로 풀이된다. 현지 파트너와의 협업으로 투자 리스크는 낮추고 검증된 자체 브랜드(PB) 노브랜드를 통해 수익 실속을 챙기는 구조가 지속적인 수출액 증가를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이마트는 1997년 중국에 직접 진출했지만 현지 경쟁 심화와 사드 사태 등 대외 리스크가 겹치며 적자가 누적됐다. 이에 2016년 몽골 알타이그룹 산하 스카이트레이딩과 협약을 맺고 울란바토르에 MF 1호점을 내며 새로운 방식을 실험, 2017년 중국 사업을 철수했다. 이후부터는 부지 매입과 건물 건축은 현지 파트너가 담당하고 이마트는 브랜드와 시스템, 상품만 수출해 로열티를 받는 MF 구조로 전환했다.
마스터 프랜차이즈·소규모 전문점 앞세운 '민첩한 전략'
몽골은 이마트 해외 사업의 핵심 거점이다. 1호점을 시작으로 지난해 12월 6호점을 동부 드래곤 텡게르 버스터미널에 열었다. 이마트는 몽골 진출 초기 현지 최초의 현대식 대형마트라는 점을 앞세워 시장을 선점했다. 이후 유동 인구가 몰리는 버스터미널 인근 매장은 물론, 현지 파트너사가 세운 대형 쇼핑몰 내부에 하이퍼마켓 형태로 입점하는 방식으로 몽골 유통 시장 장악력을 넓히고 있다. 제조 인프라가 부족해 수입 상품 의존도가 높은 몽골에서 품질 좋은 한국산 제품 선호도가 높아 이마트 인기는 꾸준히 증가세다.베트남에서는 타코그룹과 협력해 호찌민에 이마트 1~3호점을 운영 중이다. 타코그룹은 쇼핑몰, 하이퍼마켓, 컨벤션홀 등 리테일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어 동반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올해 12월에는 하노이 서호 인근 중상류층 거주지를 배후로 한 신규 개발 단지에 4호점을 열 계획으로 베트남 북부 진출 거점을 마련한다.
소규모 노브랜드 전문점을 앞세운 전략도 성과를 내고 있다. 2024년 12월 주거지 근교 로드숍으로 1호점을 낸 라오스에서는 현지 파트너사 엘브이엠씨홀딩스 산하 UDEE와 손잡고 1년여 만에 4호점까지 확장했다. 이는 국내 유통업체 중 최초의 라오스 진출 사례다. 올해 3월에는 국내 유통업체 중 처음으로 태국 오프라인 시장 문을 두드렸다. 현지 센트럴그룹과 협력해 방나 지역 랜드마크 쇼핑몰에 255㎡(약 77평) 규모의 소형 매장을 열고 번화가 유동 인구를 공략하고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유통기업의 해외 직접 투자는 위험 부담이 크다"며 "세계적인 유통 기업인 월마트조차 해외 직접 진출에서 고전한 사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이어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먼저 시장성을 타진하는 것은 영리한 전략"이라면서도 "K푸드·K뷰티 등 한류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만큼 현지 시장성을 확인했다면 직접 투자를 병행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