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가운데) 금융감독원장이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은행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KB금융지주 차기 회장 후보군이 1차 숏리스트로 압축됐다. 금융당국의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안 발표가 후보군 압축 이후로 밀리면서, 이번 1차 숏리스트 선정은 당국 개선안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은 채 마무리됐다.

3일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이날 오후 회추위를 열고 내부 후보 4인과 외부 후보 2인, 총 6인을 차기 회장 후보 숏리스트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내부 후보는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이재근 KB금융지주 부문장 ▲이창권 KB금융지주 부문장 ▲이환주 국민은행장이다. 외부 후보 2인은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 ▲익명을 요청한 1인이다.

회추위는 이날 확정된 숏리스트 6명을 대상으로 다음달 27일 1차 인터뷰를 진행한 뒤 숏리스트를 3명으로 압축한다. 이어 9월 11일에는 3명의 후보자를 대상으로 2차 심층 인터뷰를 실시하고 최종 후보자 1인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번 회장 선임 절차는 예년보다 앞당겨 진행되고 있다. KB금융 회추위는 현 회장 임기 만료 약 5개월 전인 지난달 2일 경영승계 절차를 본격 개시했다. 2023년 회장 선임 당시보다 한 달 이상 이른 시점이다. 승계 절차 개시일부터 최종 후보자 선정까지의 기간도 약 3개월로 늘려 후보자 평가와 검증 시간을 확대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날 KB금융 1차 숏리스트 확정 전 금융당국의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안이 발표될지 주목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달 22일 기자간담회에서 "KB금융의 숏리스트 작업이 7월 3일부터 시작되는 만큼 그 전에 발표될 것으로 본다"고 밝히면서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이날까지 개선안을 내놓지 못했다. 개선안은 금융지주 회장 선임 절차뿐 아니라 은행장 선임 절차까지 포괄할 수 있는 내용으로 검토돼 왔다. 이 원장은 당시 "올 하반기 지주 회장 선임뿐 아니라 행장 선임 관련 절차도 다수 예정돼 있다"며 "지배구조 개선 관련 모범규준뿐 아니라 법률 개정안을 다 망라할 과제"라고 말했다.

그동안 금융당국은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의 장기 연임 관행과 폐쇄적인 회장 선임 구조를 문제로 지목해왔다. 이재명 대통령이 금융권 지배구조를 두고 '부패한 이너서클'이라고 비판한 뒤 당국은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제도 개선 작업에 착수했다. 당초 개선안은 지난 3월 공개될 예정이었지만 관계부처 협의 등을 거치며 발표 시점이 수차례 지연됐다.

개선안 발표가 KB금융 1차 숏리스트 확정 이후로 밀리면서 당장 후보군 압축 과정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다만 최종안이 추후 공개될 경우 남은 후보 검증 절차와 회추위 운영 방식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지배구조 개선안에는 ▲CEO 연임 기준 강화 ▲사외이사 독립성 제고 등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의 임기는 오는 11월 20일까지다. 이번에 확정된 1차 숏리스트 후보군은 앞으로 약 두 달간 인터뷰와 심층평가를 거치게 된다. 금융권에서는 당국 개선안이 당장 KB금융 후보군을 재편하기보다는 남은 평가 절차와 최종 후보 선정 과정에서 일종의 기준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조화준 KB금융 회추위원장은 "투명하고 객관적인 후보 검증과 평가과정을 통해 주주와 고객의 신뢰에 부합하는 최고의 CEO가 선임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