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삼성전자·SK하이닉스) 부진으로 코스피 중소형주와 코스닥에 자금이 흘러갔다. 삼전닉스도 기저효과에 따른 상승으로 코스피를 견인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코스피와 코스닥 둘 다 리스크가 상존하는 만큼 적절한 비중 조정이 필요하다고 봤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은 지난 7월31일부터 8월4일까지 3거래일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해당 기간 코스닥은 ▲7월31일 11.63% ▲8월3일 2.44% ▲8월 4일 5.88% 올랐다. 상승률은 21.08%에 달했다. 이날도 코스닥은 2.42% 상승 마감해 4거래일 올랐다.
며칠째 약세를 보인 코스피도 오랜 만에 올랐다. 7월31일 17.91% 급등 이후 8월3일 5.12% 하락, 다시 4일에는 1.62% 올랐지만 코스닥 대비 상승률은 낮았다. 코스피가 부진했던 배경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대장주가 약세를 보인 것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지난 8월3일~4일 삼성전자는 8.57%, SK하이닉스는 8.21% 급락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해당 기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등락률은 코스피 상장사 943개 중 각각 938위, 936위로 최하위권이었다. 4일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의 51.41%를 차지하는 두 기업의 주가가 부진하자 코스피 지수는 하락했다.
하지만 지난 3~4일 상장 종목 전체의 등락률을 보면 결과는 달랐다. 코스피 943개 상장 종목 중 78.47%에 달하는 740개 종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코스닥도 총 1820개 상장사 중 1497개사가 오르며 82.25%에 달하는 종목이 상승 흐름을 탔다. 코스피 대형 종목이 부진했을 뿐 자금 자체는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전반에 돌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5일에는 반전이 일어났다. 뉴욕증시에서 미국 반도체 종목이 일제히 상승한 영향으로 코스피는 3.76% 상승한 6598.26에 장을 마쳤다. 장 초반에는 매수 사이드카도 발동됐다. 삼성전자는 2.50%, SK하이닉스는 5.77% 올랐다.
"코스닥 저가 매수 전략 유효, 코스피 대형주 비중 유지해야"
전문가들은 8월 초반 이어지는 코스닥 상승의 원인을 자금 흐름의 이동에서 찾았다. 반도체 투자심리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자금이 비반도체 종목, 코스피 중소형주와 코스닥 전반으로 이동했다는 것.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7월 이후 반도체 부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코스피 중소형주나 코스닥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순환매가 나타났다"면서 "코스피 내에서 삼전닉스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지수가 눌려 보이지만 투자자들은 지수가 아닌 종목을 보고 투자하는 만큼 자금 로테이션이 나타나는 장이었다"고 분석했다.
7월 낙폭이 컸던 점도 8월 코스닥 상승에 영향을 줬다.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가 반등하기 직전인 7월30일까지 코스피의 2026년 고점 대비 하락률은 38.63%, 코스닥은 47.42%로 코스닥이 더 크게 하락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선임연구원은 "7월31일부터 증시가 회복세로 접어든 가운데 코스닥은 3거래일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며 강하게 반등했다"며 "이는 코스닥의 고점 대비 낙폭이 코스피보다 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코스피가 부진하고 코스닥만 오르는 현상이 지속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한 연구원은 "3거래일 동안 코스닥의 상승률이 코스피 대비 높아 코스피 대형주보다 비반도체 중소형주의 상승이 계속될 것이란 의견이 있다"면서 "하지만 미국 반도체주가 급등했고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되며 대형주 상승의 요인이 여전히 크다"고 봤다.
투자 비중을 조정해야 하는 필요성도 제기됐다. 그는 "지금은 특정 업종과 시장의 독주가 아닌 수익률 분산이 이뤄지고 있어 양쪽 자산에 투자하는 바벨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여전히 코스피 반도체 대형주의 비중을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신중한 판단도 요구된다. 김재승 연구원은 "7월 하락장을 지나며 메모리 반도체는 무조건 오른다는 확신이 약화됐다"며 "반도체 수요자인 미국 빅테크 기업의 실적을 주목하고 AI 투자의 수익을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