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마트 냉장 코너에서 소비자는 유통기한을 확인한 뒤 우유 한 팩을 장바구니에 담는다. 매일 마시는 익숙한 식품인 만큼 품질에 대한 신뢰는 자연스럽다. 하지만 그 한 팩이 매장 진열대에 오르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아는 소비자는 많지 않다.
우유는 젖소에서 원유를 짜내는 순간부터 집유와 가공, 출고에 이르기까지 여러 차례 검사를 거친다. 생산 현장에서 한 번 확인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원유가 이동하는 경로마다 품질과 안전성을 점검하는 구조다. 소비자가 마주하는 것은 완성된 제품이지만 그 뒤에는 단계별 검증 체계가 작동하고 있다.
국산 우유의 품질관리는 크게 ▲목장 점검 ▲집유 검사 ▲성분·안전성 분석 ▲가공·제품 검증 등 4단계로 이뤄진다. 원유 생산부터 최종 출고까지 품질을 반복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특징이다.
첫 번째 단계는 목장 점검이다. 품질관리는 젖소를 착유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착유한 원유는 집유에 앞서 색과 냄새, 이물질 유무 등을 확인하고 비중과 pH를 측정해 이상 여부를 점검한다. 이후 신속한 냉각 과정을 거쳐 신선도를 유지한다. 원유 품질은 착유 이후의 관리뿐 아니라 젖소의 건강 상태와 사육 환경, 착유시설 위생 수준의 영향을 받는다.
두 번째 단계는 집유 검사다. 목장에서 생산된 원유가 집유되면 보다 정밀한 검사가 진행된다. 이때 핵심 지표는 세균수와 체세포수다. 세균수는 원유의 위생 상태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기준으로, 착유 환경과 냉각·보관 관리 수준을 가늠하는 데 활용된다. 체세포수는 젖소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지표다. 깨끗한 환경에서 건강한 젖소가 생산한 원유인지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과정인 셈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원유 위생등급 기준, 세균수 최고 등급인 1A는 원유 1㎖당 세균 수가 3만개 미만이어야 한다. 체세포수 최고 등급인 1등급은 20만개 미만이다. 원유의 품질과 위생 수준을 판단하는 대표적인 기준으로 꼽힌다.
세 번째 단계는 성분·안전성 분석이다. 원유는 유지방과 유단백질 등 주요 성분을 측정해 품질을 수치로 관리한다. 동시에 세균발육억제물질 등 안전성과 관련된 항목도 검사한다. 단순히 위생 상태를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원유가 적정한 영양 성분과 안전성을 갖추고 있는지 살피는 과정이다.
이 같은 관리 체계는 실제 수치로 나타난다. 농림축산검역본부 2025년 상반기 원유 검사 결과, 국내 원유의 99.62%가 세균수 최고 등급인 1A를 받았다. 체세포수 1등급 비율도 73.58%로 전년(71.88%)보다 1.7%포인트 상승했다. 생산 단계에서부터 상당수 원유가 높은 위생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마지막 단계는 가공·제품 검증이다. 유가공 공장에 도착한 원유는 가공에 적합한 상태인지 다시 확인한 뒤 살균과 균질화 등의 공정을 거친다. 이후 생산된 우유 역시 관련 기준과 규격에 따라 품질 검사를 받는다. 원유 상태에서 한 번, 완제품 상태에서 또 한 번 검증하는 방식이다.
소비자가 확인하는 것은 우유 한 팩이지만 그 뒤에는 목장과 집유장, 검사실, 가공 공장을 거치는 수차례의 점검 과정이 숨어 있다. 국산 우유의 품질은 특정 단계 하나가 아니라 원유 생산부터 제품 출고까지 이어지는 관리 체계 위에서 만들어진다.
낙농업계 관계자는 "우유 품질은 완성된 제품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원유 생산 환경과 관리 과정 전반에서 만들어진다"며 "생산부터 가공까지 여러 단계에 걸쳐 객관적인 기준으로 검증하는 시스템이 국산 우유에 대한 신뢰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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